2007년 06월 23일
남학생과 여학생, 여학생과 남학생이 평등한 농활을 보내기 위해 _
남학생과 여학생, 여학생과 남학생이 평등한 농활을 보내기 위해 _
<서울대 농활 철수 사건을 아시나요?>
2004년, 서울대 농활 철수에 관한 이야기를 아시나요? 들어본 사람도 있고, 들어보지 못한 사람도 있겠죠. 지난 2004년 7월, 충남으로 농활을 갔던 서울대 농활대가 언어적, 신체적 성폭력으로 인해 농민들과 마찰을 겪다가 농활 도중에 철수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인터넷에서는 이 일에 대한 논쟁으로 떠들썩했죠. 더불어 언론은 소위 ‘선정적 보도’로 왜곡된 정보를 전달했습니다. 이를 두고 여론은 ‘지나치게 트집 잡는 페미니스트’ 혹은 ‘오만한 서울대생’ 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서울대생과 농활대에 격렬한 비판을 쏟아내기 시작했죠. 하지만 현장 활동에서의 성폭력문제가 하루 이틀 일도 아닐뿐더러 서울대에 국한된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런데 소위 서울대 사건이 크게 이슈가 되고 문제제기가 된 것은 소위 명문대인 '서울대' 농활대에서 벌어진 '성폭력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서울대의 사건은 성폭력 사건이면서 농민회와 농활대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므로 해결과정 또한 조심스럽고 복잡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생회 측에서 공개 여부나 그 수위를 놓고 논의의 과정이 길어질 수도 있는 문제입니다. 그러나 자세한 정황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언론이 섣부른 보도를 함으로써 사태는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되었습니다. 언론의 이러한 태도는 또한 농민회와 학생회 사이의 지속적인 연대 활동을 논의하는 과정에도 타격을 입혔고, 이후 사건이 발생한 마을의 농민회가 보이기 시작한 해결의지와 그에 관련한 논의를 덮어버리는 역할도 하였습니다. 언론의 자극적인 기사에서 농민회와 학생회사이에 이루어지고 있던 논의나 합의의 과정은 전혀 언급되지 않은 채, 그들의 의견 대립만을 지나치게 부각시켰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논점은 무엇일까요? 바로 농활, 그리고 농활을 비롯한 현장 활동에서 이러한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문제나 남성주의적인 현장 활동 문화 자체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성폭력’ 사례는 하루 이틀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에 우리는 가부장적문화속에서 이루어지는 현장 활동이 내제하고 있는 문제를 생각해보고, ‘평등하고 대안적인’ 현장 활동의 문제를 근본부터 파악해야 할 것입니다.
<성폭력?>
일반적으로 성폭력이라고 이야기하면 대부분은 ‘강간’만을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물리력을 동반한 성폭력의 하나일 뿐 그것이 전체는 아닙니다.
성폭력은 ‘원하지 않는’ 성적 행위를 의미합니다. 이는 물리적인 면만을 포함하는 것 뿐만 아니라 언어, 시각적 방법을 사용해 직, 간접적인 방법으로 타인을 불쾌하게 만들거나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행위를 포함하죠. 여기서 권리란 성적자기결정권을 의미하는데, 이는 타인에 의한 성적인 접촉에 대해 좋고 싫음을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작게는 손을 잡는 것에서부터 크게는 성교에 이르는 모든 행위에 대한 자기 의사를 표현할 권리이죠.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성폭력은 강제로 성교행위를 하는 것이지만, 성폭력에는 추행과 성희롱도 포함됩니다. 물리력을 동반한 폭력뿐만 아니라 음담패설, 성기노출, 추근거림등도 성폭력에 해당된다는 것이죠. 다시 한 번 정리를 하자면, 겉으로 드러나는 소위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가 받을 수 있는 상처를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과정이 무시되는 한 분명한 성폭력도 장난으로 치부될 수 있죠.
마지막으로 성폭력에 대한 잘못된 인식 하나를 짚고자 합니다. 실제로 꽤나 많은 사람들이 ‘저항하지 않으면 강간이 아니다.’ 라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성폭력의 기준은 엄연히 ‘저항’이 아닌 피해자의 ‘동의’의 문제입니다. 그것을 무시하고 단지 ‘저항의 여부’로 그것을 따진다면, 음지에서 일어나는 성폭력으로 인해 정신적 충격은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받을 수 없을뿐더러 피해를 받는 여성은 존중받을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무엇이 문제이길래?>
-농민 분들과의 인식차이
일단 농활의 대상은 농촌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가 함께 일하고 함께 생활할 분들은 농사를 지으시는 농민 분들이죠. 당연히 우리가 생활하면서 느꼈던 사고방식과는 조금은, 어쩌면 많이 다른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다.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서울대의 일에서도 ‘아가씨’와 같은 호칭 문제가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너무나도 다른 문화적 환경이기 때문에 문화적 차이로 인한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농민 분들에게 ‘남자는 일하고 여자는 살림한다.’ 라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남자여서 이런 일은 안하고, 여자여서 이런 일은 한다.’ 같은 과 학생으로, 같은 농활에 왔는데 여자여서 이런 일을 해야 한다. 라면서 음식준비나 청소 등을 여학우가 억지로 떠맡게 되는 상황은 분명히 잘못되어 있습니다. 그렇다고 여학우가 일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닌데 말이죠. 실제로 작년 농활의 경우엔 ‘여학생들이 청소를 해야 한다.’ 라는 말을 비롯해, 마을 잔치를 준비할 때에도 남학우들이 요리를 하고 있자 여학우들을 찾는 일도 있었고, 어머님들이 대신 나서서 음식을 준비하실 동안 아버님들은 쉬고 있기도 하셨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같은 농활을 왔고, 함께 생활하며, 같이 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전통적 가부장적 역할분담에 의해 여학우가 더 일을 하게 되는 일은 분명히 부당하고 있어서는 안 되는 일입니다.
-학생들 사이의 갈등
농활에서 학생들은 10일간 한 장소에서 공동생활을 합니다. MT나 새터에 비할 바 없이 긴 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는데요, 특히나 농활 같은 경우는 몸이 힘들기 때문에 신경이 날카로워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마음이 필요한 곳이 농활이죠. 동성끼리도 마찬가지겠지만, 이성일 경우에는 그 문제는 더욱 심도 있는 논의를 필요로 합니다.
특히, 방이 다르다고는 하지만 한 장소에서 묵기 때문에 그 문제는 더욱 심각한데요, 한 가지 예를 들어 빨래의 문제가 있습니다. 빨래를 할 때에야 시간을 나눠서 하니 그다지 상관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 빨래를 말릴 때 문제가 발생하죠. 아마 이 교양을 할 때쯤이면 충분히 얘기가 나왔을 법도 한데, 일단 안에서 말릴 경우에 빨래가 잘 마르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밖에서 말리자니 다른 사람이 지나다니는 길 한 복판에다가 속옷을 널게 되죠. 이것에 대한 대안은 여러 가지가 있고 실제로 작년 같은 경우엔 속옷은 안에서 말리고 다른 옷들은 밖에서 말린다는 형식으로 했지만, 이것도 그냥 ‘작년처럼 하지 뭐’ 라고 무심코 넘겨서는 안 될 문제입니다.
그리고 작업을 할 시에 나타날 수 있는 것이 가부장적 역할분담입니다. 어떤 짐이 있을 때 ‘남자니까 들어라’ 혹은 ‘여자니까 하지 마라.’ 라는 등의 역할분담이 그야말로 무의식적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같이 일하고, 같이 생활하는 농활대에서 그런 식의 역할분담은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불합리 하죠.
물론 남학우와 여학우가 ‘똑같이 일을 해야 하지는’ 않습니다. 분명히 남/여 사이에 차이는 있고 그 차이를 인정해야 하죠. 하지만 그 차이를 인정하는 것이 차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일을 피하기 위한 핑계가 되어서도 안 되죠. 조금 더 부가적인 설명을 하자면, 어떤 무거운 짐을 나르는 일이 있고 조금 힘이 덜 필요한 다른 일이 있다고 했을 때, 무거운 짐은 남학우가 들고, 조금 힘이 덜 필요한 다른 일은 여학우가 한다. 라는 식의 역할 분담을 할 수 있겠죠. 그렇다고 짐은 남자가 청소는 여자가. 라는 식의 2분법적인 구도로 생각해서는 안 되겠죠?
<성적대상화>
성적대상화는 상대의 의지나 의도를 무시한 채 자신의 욕구나 의도를 일방적으로 상대에게 강요하는 것을 말합니다. 즉 요즘 흔히들 말하는 여성의 상품화 및 여성의 외모나 몸매를 놓고 품평을 하듯이 말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사회에서(종종 학생사회에서도), 여성들은 하나의 물건으로 취급받기도 합니다. 회식자리나 술자리에서 ‘술은 여자를 끼고 마셔야 한다.’ 라는 말은 애교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그 정도는 굉장히 심한 편인데요, 특히나 소위 ‘포르노’라고 불리우는 영상 혹은 화면으로 여성을 접할 빈도가 잦아진 요즘엔 더욱더 여성의 상품화는 널리, 그리고 보편적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아무렇지도 않게 포르노를 다운 받아 볼 수 있게 된 요즘에 남성들이 여성들을 성적상품의 대상, 그리고 욕망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할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런 사회에서 사회는 여성들에게 ‘얼짱, 몸짱’을 강요합니다. TV에 나오는 스타는 모두 다 늘씬한 몸매에 아름다운 얼굴을 가지고 있죠. 그러다 보니 여성들도 자연스럽게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남성들은 평소 만나는 여성들에 대해서도 그런 잣대를 아무렇지도 않게 들이댑니다. 흔히들 퀸카, 퀸카라고 부르며 여학우들의 외모(특히나 새로 들어오는 여학우의 외모)에 대한 평가 혹은 관심은 정말 할 말이 없을 정도입니다.
물론 그런 행동들이 무조건적으로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성적대상화에 관련된 문제가 심각한 것은 단지 그 밑에 깔려있는 의도가 ‘여성을 상품화시킨다.’라는 생각을 기초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생각에 대한 위화감을 전혀 지니지 못한 다는 데에 있죠.
인류의 절반인 여성들도 단지 남성들의 욕구를 위해 상품화 되는 존재가 아닌 한 시대를 살아가는 인격체인 것입니다.
<정리하며>
남성과 여성은 신체적으로 다를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많이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그들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이성이 하나의 성적 상품이 아니라 다른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을 인지하고, 이해하고,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농활은 서로의 몸이 힘든 만큼, 서로에 대한 불만이 생기기 쉽고, 서로에 대한 나쁜 감정을 표출하게 되기도 쉽습니다.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농활에 왔고, 즐거운 추억만을 가지고 농활을 마치기 위해서 서로에 대한 이해는 필수불가결합니다.
남성과 여성, 여성과 남성. 항상 서로를 완전히 알기는 불가능 하다고 많이들 말 합니다. 하지만 이 교양을 통해 조금만이라도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마음을 가지고, 농활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생활한다면 조금 더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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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놔. 4시간 걸렸다. 하나 더 써야 되는데 언제 쓰지. 9시에 나간다던데... 2시간 만에 써야하나 orz
# by | 2007/06/23 05:59 | Thinking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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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