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02월 08일
애국, 애국. 그거면 되는가?
해당기사
꽤 예전에 봤지만, 꽤 예전에도 포스팅 했지만. 다시금 생각나서 하는 포스팅.
기사 전반적으로는, 서바이벌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노린 기사이다.
하지만 내가 포인트를 둔 곳은, 두번째 꼭지, '서바이벌은 애국스포츠'이다.
기자의 인터뷰에, 한 서바이벌 매니아는 이렇게 답한다.
'서바이벌 게임이 체력은 물론 국방에 대한 관심도
키울 수 있는 ‘애국 스포츠’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예의 그 포스팅에서, 난 이것을 두고 강하게 비판했다.
물론 그 생각은 아직도 바뀌지 않는다.
심지어 그 때보단 비판의 근거와 그에 따른 자료들도 더욱 확실하다.
내 개인적인 관점이 충분히 들어가겠지만, 천천히 이야기를 해보자.
첫째로 그들의 '잘못'을 꼽자면 서바이벌에 대한 '미화'이다.
서바이벌을 즐기는 것 자체는 내가 신경쓸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들을 너무 '미화'하려 한다.
서바이벌은 전쟁의 미니어쳐다.
화약냄새가 진동하진 않더라도 그들은 전장을 찾고 있는 것이다.
물론 전쟁이라는 극한상황에서 드라마가 발생하고,
그 긴장감은 말도 못하게 '끔찍할' 정도로 심할 것이다.
하지만 직접 전쟁에 나갈 상황도,
'담력'도 없으니 사람들은 서바이벌을 찾는다.
그들은 '긴장'과 '스릴'을 추구하는 것 뿐이다.
그러나 그들은 말한다. '국방에 대한 관심도 키울 수 있다.'
이건 마치 몇몇 언론에서 말하듯이
'FPS게임을 즐기면 범죄율이 늘어난다.' 와 다를 것이 없지 않은가.
조금 격하게 표현하자면(당시의 포스팅의 말을 빌리자면)
서바이벌 게임 하던 사람 중에,
전쟁나면 자진해서 전쟁터로 갈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극단적인 예이고, 극단적인 표현이니 거부감도 들겠지만.
이게 진실이다. 과연 서바이벌이 국방에 대한 관심을 키울 수 있을까?
하긴, 국방부 차기 소총결정 등엔 관심을 보이겠지.
하지만 거기까지다.
그들의 관심이 있던 없던 아무 상관 없는 문제에'만' 관심을 보일 뿐.
그런 미화가 싫다. 이것에 관해선 좀 뒤에 더 이야기 하겠지만.
둘째, 이건 잘못은 아니지만, 그들이 애국운운하지는 못할 근거.
실제 서바이벌은 페인트탄이 아니라 전동건으로 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문방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BB탄 총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서바이벌을 어른들의 스포츠라고 흔히 말하는 것이 바로 가격인데,
나름대로 가장 유명한 일본 메이커 '마루이'의 경우에
어지간한 전동건의 가격은 4~50만원대를 호가한다.
그리고 대부분의 전동건은, '일제'이다.
중국산도 있긴 하고, 국내에서도 '아카데미' 이름으로 나오긴 하는데
집탄성, 사거리, 내구성등등등등. 많이 안좋다고 한다.
그래서 제대로 서바이벌을 즐기는 사람은 '일제'를 산다.
그 왜, 예전에 광복절에 '일본' 코스프레를 했던 친구들이
인터넷 상에서 정말 '미친듯이' 얻어 터진 사건을 혹시 기억하는가?
이건 마치 그들이 '자신들이 애국자'라고 하는 것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물론 그들이 그런 소리를 하지 않았음은 당연하고.
하지만 여기 사람들은 너무나도 당당히 자신들은 애국자라고 밝힌다.
이게 과연 무슨 뻘소리인지 구분도 안갈 정도로 말이다.
마지막으로, 서바이벌 '마니아'들이 아닌, 기자에게 한 마디를 던진다.
기자가 생각한 기사의 전반적인 목표는 '서바이벌의 장점 부각'이다.
그러기 위해 기사의 서두에 서바이벌에 대한 '좋은' 말을 써 놓았다.
그것은 너무나도 어이 없는 멘트였는데, 아래에 붙여 놓겠다.
활 잘 쏘고 말 잘 타는 동이족의 후예 아닌가.
전쟁 좋아하는 유전자 한쌍쯤 가지고 있다고 해서
크게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다.
이쯤 되면 슬슬 누가 이상한 건지 감도 안 잡힐 정도이다.
여기선 위에서 충분히 비판한 '서바이벌 마니아'들도 피해자가 되는데
어느 순간 그들은 '하나의 스포츠'를 즐기는 마니아에서 벗어나
다름아닌 '전쟁을 좋아하는' 전쟁광이 되어버린 것이다.
왜, 도덕책(이 맞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에서 우리가 흔히 배워왔던
'한국은 평화를 사랑하는 백의민족이다.' 라는 것과 정면충돌하지 않는가.
아니, 그것보다 '우리나라는 침략전쟁을 한 적이 전무하다.' 라고
주장해온 역사 교과서를 한 번에 뒤집어 버릴 만한 멘트가 아닌가.
물론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 심하게 판타지스럽긴 하지만 말이다.
(역사 교과서는 광개토대왕과 장수왕 등 영토를 넓힌 왕들을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을 찬양하긴 하는데, 장수왕을 그들은 '정복왕'이라 부른다)
어쨋든 이 대목은 참, 어디부터 말을 해야 할 지도 모르겠고.
말을 한 번 꺼내면 온갖 험한 말들이 튀어나올 것 같으니 그냥 줄이겠다.
굳이 서바이벌이 애국적이니 어쩌니 하는 이야기를 꺼낸 것은 다름이 아니다.
그네들이 뭐라고 주장하든 사실 내 알바 아니고, 관심도 없는데
이 얘기를 하고 싶어서 이렇게 주절주절주절 떠들었다.
요즘 특히 그런 성향이 강한 것 같은데,
뭐만 하면 '애국', '애국' 하면서 떠들어 대는 경우가 많다.
특히 스포츠에서 그런 경향이 있는데(사실 이건 언제나 그랬지만)
특히 일본을 이겼을 때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하지 싶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어디 대회에 나가서 우승을 했다. 그럼 그 선수는 애국자가 되는 것이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힘내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라고.
그런 식으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뭔가를 하는 사람들로 만든다.
이것은 분명히 '문제'다.
우리나라의 과도한 '애국적 교육(세뇌)'가 불러온 정신 세계의 위기인 것이다.
그들은 인간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애국'이라고 가르친다.
그리고 뭔 일이 있을 때마다 국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를 강요한다.
도대체 학교에서 조회를 하는데 왜 애국가를 불러야 하는건데?
어쨋든 이런 식의 교육은 꽤나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뭘 하더라도 '애국'이면 다 허용된다. 라는 식의 마인드가 특히 그것이다.
난 그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경악스러웠는데
2002년 월드컵당시 우리나라가 경기에서 이겼다 하면,
그것을 즐거워 해야 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생각 되었나 보다.
언제였던가, 스페인? 승부차기로 이긴 경기는 솔직히 싫었다.
홈Adv가 너무 심하게 보였고, 덕분에 좋긴 했지만 즐겁진 않았다.
그래서 억지로 밖에 끌려나가서 멍하니 있자 주변에서 소리를 지르더라.
왜 안기뻐하냐고, 이럴 때 기뻐해야 대한민국의 국민 아니냐고.
그 외에도 차를 뒤집고, 가게를 털고, 사람을 때리고.
그 모든 것이 '애국'이라는 이름 아래 용서가 되었던 때였다.
이 것 외에도, 거의 모든 일에 대해 사람들은 '애국'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덕택에 언론이 사람들을 주무르기가 좀 쉬워졌는데,
'자기 이익'외에는 신경 안쓰는 사람들(사실 이 부류가 대부분)에게도
'나라를 위한 일이다.' 라고 하면 고분고분해 지는게 사실이다.
PD앞의 박명수도 아니고 말이지.
IMF때 기억하는가?
나라를 위한 일이라고 금모으기 운동 할 때.
평소에 다른 사람을 위해서 돈을 내놓는 걸 모르는 사람들도.
고이고이 아껴온 중요한 '패물'로서의 금반지를 내놨다.
그리고 결과는?
아무리 금을 모아봐야 그 솔직한 가격은 많지 않았고
그 사용 내역도 어디론가 사라졌다. 어떻게 됬을까? 뻔하다.
그렇다면 지금은?
경제성장은 GNP가 오르는 것이고,
GNP를 올리기 위해선 대기업이 성장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그 과정에서 '서민'(일자리가 없는 사람이 아니다. 옛 의미에서의 서민)
들이 얻는 이익은 거의 없다.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과 부자들은 이득이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경제성장'은 '나라'를 위한 일이기에
착한 '애국자'들은 그 것에 환호한다. 물론 진실을 모르기에.
모두 똑같다.
자신들의 행위(그것은 보통 자신들을 위한)를 애국으로 치장한다.
그것은 곧 전국민의 잠정적 동의를 얻을 수 있는 일이기에.
'애국'이라는 이름을 단 순간 자신들은 '착한 사람'이 될 수 있기에.
하지만 국민들이여. 이젠 속아선 안된다.
'애국'이라는 보기 좋은 가면 뒤에 숨겨진 어두운 미소를,
이제는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 by | 2008/02/08 02:20 | Thinking | 트랙백 | 덧글(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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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그 국가 이기주의를 반대하는 차원에서 애국주의를 비판한다면 찬성 할 수 있지만
애국이란 이름으로 가슴 뜨거워지는 사람들에 끼지 못하는 가슴이 얼어버린 자의 독설로 보이진 않았으면 하는군.
뭐, 본문의 골자는 애국이란 이름으로 멍청한 사람들 등쳐먹는 사람들을 욕하는것 같지만, 정말 그렇다면 서바이벌하는 저 사람들은 애국이란 이름을 달고적당히 미화시켜서 다닐뿐 그걸로 자기들 이익을 챙긴다거나 하지는 않는걸?
말하고 싶은거랑 예로 든 기사랑 약간 벗어난거 아니여?
미화가 아니라 미화를 통해 자신들 이익을 챙기고 자기들의 허물을 덮으려는게 잘못됐다는거 아녀?
애국에 대한 미화가 나쁘면 전국에 있는 충무공 동상도 때려 부수고 현충원도 폭파시켜야지 않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