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523]씁쓸한 인생

아침부터 씁쓸한 소식이 들려온다. 노 전 대통령의 투신. 혹은 실족.
무엇이 진실이든 간에 사실상 결과는 같으니까. 그의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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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계속된 그에 대한 조사에 몰린건지, 아니면 켕기는게 있는건지.
혹은 정말로 단순한 실족일지. 그것에 대해선 아직은 모르겠지만.
(정확히 말하면 밝혀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것보다는, 씁쓸한 입맛이 먼저 올라온 것은 단지 착각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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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는, 정신교육이 중요하다. 해서 토요일 9~10시는 국군방송을 본다.
9시 50분경 프로그램이 끝나고 틀어본 뉴스에선, 그의 죽음을 알리고 있었다.
최근에 계속 그의 조사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되었었고,
그가 출두하던 과정은 MP인 우리들에게 있어서 꽤나 흥미로운 이야기였기에
(우리도 나름대로 호송지원시스템이 존재하고 그것을 비교한다는 것에 있어서)
관심을 가진 사람도 꽤 많았었더랬다.
그 중에서도 정치에 나름 관심이 있던 사람들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고,
최근의 그 건이 사실이냐 사실이 아니냐라는 논지보다는, 그의 대처에 관심을 두었다.
사실, 결론은 비슷했다.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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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래. 이것이 우리가 외치던 결말이었을까.
사회적 책임을 업고 홀로 쓸쓸히 뛰어내리는 그의 뒷모습.
한국사회는, 자살을 미화한다. 자살하는 연예인들의 작품이 붐을 이끌듯이.
옛부터 내려져오는 충절의 미학.
하지만, 이런 식은 곤란하다. 아직 조사는 진행중이었으니까.
어쩌면 이걸 의도한 걸지도 모른다. 거의 확실하지만, 발표되진 않은 진실.
그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 그런 것.
그리고 그 시도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에 대해 좋게 생각하든 좋지 않게 생각하든, 그에 대한 추모가 빗발치니까.
결국 어느 새, '죽은 자를 나쁘게 말하지 말라' 라는 물결이 생기겠지.
그의 죽음의 원인. 그가 직접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과(어쨋든 자살은 반대다)
차라리 죽음을 선택했을, 무엇이든간의 '진실'의 여부는 어느새 숨죽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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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하지만 더 이상 음모론은 필요하지 않다.
그의 죽음.
2006년 우리가 그렇게나 외치던 그의 죽음. 그리고 현실.
신자유주의에 반대해 외치던 그의 퇴진, 그의 죽음은 현실이 되었다.
그리고 오늘 그것이 이루어졌지만, 세상은 바뀌지 않았다.
뉴스를 본 몇몇만이 그것을 알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인식조차 하지 못했다.
사회? 그대로다. 난 이렇게 텍스트를 남발하고, 옆의 후임은 옷을 주문한다.
TV에선 연예인의 결혼으로 떠들썩하고, 여전히 패밀리는 뛰어 논다.
그의 죽음이 가져온 파장은, 겨우 이 정도이다.
시간이 지나면 파장이 퍼지듯 퍼지겠지만, 충격은 겨우 이 정도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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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그의 죽음을 외쳤는가.
무엇을 위해 그의 사진을 불태우고, 피처럼 붉은 선을 그의 얼굴 위로 그어댔는가.
그는 죽었고, 아무 것도 바뀌지 않았다.

아, 그래. 결국 그도 희생자였던 것이다.

이 신자유주의적 세계에, 대통령이라는 이름을 가졌던 그는 가해자가 아니었다.
비록 이 슬픈 바람을 좀 더 빨리, 강하게 몰고오긴 했을 지언정, 개새끼, 씹새끼는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는 목청이 터지도록 그의 이름을 외쳤고, 우리의 바람대로 그는 떨어졌다.
하지만, 이것이 우리가 진정 바라던 것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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씁쓸한 위산이, 식도를 타고 올라온다.
지금도 많은 이들이 현 대통령을 비난하며 그의 퇴진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진정한 문제는 그들이 아니었다. 그들만 내 쫓아서 될 것이 아니었다.
우리는, 누구에 대항하여 투쟁해야 하는 것일까.
씁쓸한 입맛이 입가에 남아 맴돈다.

by 이스킨★ | 2009/05/23 10:16 | 생활의 기록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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