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0823]군대, 토론 그리고 블로거

예전엔가, 군대란 담론이 없는 공간이라고 주장했는데, 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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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그러니까, 토요일. 압도적인 난상토론(이라고 쓰고 싸움, 이라고 읽는)이 있었다.
어째서인가 소녀시대를 비롯한 여성가수들에 대한 트렌드로부터 시작되었는데
어느새인가 사회적 담론으로 치달아 미친듯한 소음을 만들며 전개되었다.
사실 내가 보기엔 별로 재밌어 보이지 않는데다가 유치찬란하기까지 하여(...)
그다지 끼어들고 싶지는 않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처음엔 소녀시대의 태연이 2NE1의 CL보다 나은 이유에 대해서 토론하고 있었다-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꽤나 흥미로운 주제들로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것.
그래서 본인도 (키보드)워리어의 본능을 깨우고 참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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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런 식의 난상토론이 가지는 문제점이랄까, 장애물이 있다.
기초지식이 심각하게 부족한 데다가 논리적이지까지 않다는 거.
그렇기에 제대로 된 담론의 소통이라기보다는, 자기만의 주장을 내세우는 쪽이 더 가까운데
어쨋든 꽤나 흥미로운 견해들을 들어 볼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블로그의 목적성과 블로거의 역할에 대한 논의는 꽤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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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대부분의 블로그-특히 네이버-는 싸이월드에 밀리는 느낌이 강하다.
일촌 파도타기라는 압도적인 '관계맺기' 앞에선 블로그 이웃이란 약하기 마련이고
그에 따른 선호도에서 당연히 싸이월드가 앞설 수 밖에 없어보이기는 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스크랩-펌 문화라고 생각한다. 아니, 생각했었다.
뭐, 지금도 그런 문제의식은 크게 변화한 것이 없지만,
누군가가 주장한, '텍스트의 해방' 에 대한 기제에 대해서, '오 꽤나 대단하군' 이라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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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의 블로거들은, '담론'이 가지는 권위를 탈피하기 위해 '텍스트의 해방'을 부르짖는데
-이것은 일종의 2차 저작물 혹은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담지 않은 것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사실상 텍스트의 해방이라는 것은, 어쩌면 '사회성'에 대한 탈피를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결국 사회적 연결고리를 자신과 떼어놓는 역할을 하는 것이 텍스트이고
이것은 개인주의와 우리시대의 '소심증'과 더불어 20대의 사회참여도를 낮추는 결과가 된다.
문제는, 권위의 탈피를 외치며, 이른바 텍스트의 목적성까지 소실해 버린다는 것.
성행위적으로 설명하면, '성관계'는 '삽입'을 목적성으로 하는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삽입'이 가지는 위험성을 제거하기 위해 '유희'에 집착한 나머지 '삽입'의 존재를 잊어버린 것.
그것이 오늘날의 '텍스트의 해방'이 가져오는 결과물이고, 이것이 난립하는 것이 블로그 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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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를 하면서 약간 비틀어진 부분도 있겠지만, 큰 흐름은 대충 이 정도.
들으면서 '오오 님 쫌 킹왕짱이라능' 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뻔 했다.
어느새인가 나도 단순한 일상만을 나열하는 '텍스트'의 난립의 선구자가 되어가고 있지 않은가.
결국 우리의 문제점은 사회성과 고립된, 위험을 회피하는 소심증으로 인해
진정한 목적성을 읽고 부유하는, '만성적 우울증'에 빠져있는 20대의 모습인 것이다.
- 사실 역사적으로 이 정도로 무기력하고 기성세대에 휘둘리는 20대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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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그렇다는 것. 사실 이 분도 이 열변을 토하고 도망가셨지만[...]
어쨋든 군대내에서 이 정도의 담론이 오갈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by 이스킨★ | 2009/08/23 09:56 | 생활의 기록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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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crux at 2009/08/24 22:57
뭔가... 심오하다 ㅇㅅㅇ;;;
암튼 블로그보다는 싸이가 편한건 사실 ㅡㅡ;;
Commented by 악당병아리 at 2009/08/26 23:16
어디가겠는가 ... 워리어..... ㅋ
Commented by 이스킨★ at 2009/08/27 18:45
본능적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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