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 21일
인간관계에는 접점이 필요하다
물론 고등학교 이전, 아니 이후였을지도 모르지만, 인간관계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 지는 꽤나 시간이 흘렀다. 그 때마다 나름대로의 답을 찾았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인간관계를 잘못 쌓은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늘 어긋나고, 삐걱거리는 것이 인간관계인것 같다.
최근의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내 인간관계는 크게 3가지 범주로 나누어서 생각한다. On-Line의 그것과 현재의 Off-Line, 과거의 Off-Line. 실제로 내 인간관계들 중에 3가지 범주에 모두 속하는 사람은 없다. Off-Line에서 만난 On-Line의 사람은 그냥 On-Line의 범주로 넣어버리는 성격이니까. 어찌되었든 온이던 오프이던 크게 차이를 두고 이야기를 한다는 점은 아니다. 단지 요즘 조금 불미스러운 일, 그리고 조금 깊게 생각해야할 일들 때문에 괜시리 범주를 나누게 된다.
일반적으로 On-Line에서의 관계라고 하지만 대부분이 블로그에서 맺어진 인연이다. 지금 이 글을 보지 않고 있을 케이군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마음 편하게 불러내서 상대할 수 있는 사람 목록을 불러볼까? 이슈누나, 쉬케누나, 백아형, 마리, 세레, 낙이, 나디아씨. 끽해야 7명. 내 블로그에 평소 평균적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4~50명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너무나도 약한 인간관계이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소중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On-Line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을 받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7명... 솔직히 On-Line의 강점은 이해득실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도 그렇지만, Off-Line의 인간관계는 이해득실의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On-Line의 사람들은 굳이 그런 것을 따지지 않는다. 내가 힘든일이 있을 때는 직접 나와주면서 까지 날 위로해 주기도 하고, 직접 만나지 못해도 날 위로해 주려고 노력한다. 물론 그것이 '겉으로만' 드러난 성격일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On-Line의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어쨋든, 지금이야 아니지만 일상생활을 시시콜콜하게 늘어놓았던 저번단계의 블로그를 운영할 때까지만 해도 그것은 꽤나 강한 영향력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들은 아무런 이해관계를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나도 내 입장에서의 생각을 자유롭게 털어놓을 수 있었고, 그들은 그 의견을 개의치 않아 했다. 게다가 학교 생활에서 힘든 일을 털어 놓을 때, 같은 그룹에 속해있는 사람에게 말을 꺼내기엔 힘든 점이 없지 않아 있다. 이번에도 그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너, 술자리에서 내 험담했다며." 글쎄, 그것이 험담이라면 험담일 수도 있겠지만, 만일 그 아이가 직접 그 자리에서 그런 말을 들었다면 전혀 개의치 않고 넘어갔을 만한 말이었다. 그 아이와 다니면서 그 아이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 주는데 그게 힘들다. 라는 늬앙스의 말. 그것이 그렇게 왜곡되어 전해질 수 있다는 데 놀랐다. 이 이야기는 조금 후에 자세히 하도록 하고, 어찌되었든 현실의 내 일을 현실의 사람에게 말하는 데는 어느정도의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On-Line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 On/Off의 구분이 확실한 만큼 말할 때의 익명성이 그만큼 보장되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여기서 우리 과 사람의 험담을 한들 알아들을 사람이 얼마나 되며, 그 험담을 그 사람에게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물론 그것이 속칭 '뒷다마' 라는 좋지 않은 말이라고 할 지라도 이 안에서 내 의견은 확실하게 보장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On/Off의 구분은 On-Line에서의 나의 모습과 Off-Line에서의 나의 모습을 동시에 알고 있는 사람이 없을 때만 성립한다. 누군가가 양립하는 그 순간부터 On과 Off의 구분은 사라진다고 봐야 한다. 싸이월드에서 볼 수 있듯이 On과 Off에서의 인맥을 공유하게 된다면 그것은 익명성으로 인해 보장되는 발언의 자유를 속박하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꽤 많은,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자신의 On-Line에서의 공간에 Off-Line에서의 인맥이 침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중 몇몇은 노골적으로 그것을 거부하고, 만일 그것을 발견하면 주저 없이 On-Line에서의 공간을 삭제한다. 물론 그만큼 On-Line의 공간엔 Off-Line의 인맥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는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의미이고, 그것의 양이 많든 적든 간에, 공개하고 싶지 않은 정보가 공개된 다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물론 나도 그런 식의 양분을 좋아하지 않고, 그래서 블로그는 계속해서 Off-Line 인맥들에게는 비공개 상태였다. 얼마 전까지는 말이다.
굳이 누구라고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Off-Line의 인맥이 On-Line으로 침입해 들어왔다. 처음엔 정말 껄끄러웠다. 내가 쓰는 글이 그 아이를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로 전해질 수도 있을 거라고.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사례에서도 내가 의도치 않게 이야기가 밖으로 흘러나간 것이니 만큼(사실 시기상으로 따지자면 후자가 먼저지만) 아무래도 조심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블로그를 잠정적으로 폐쇄할까 라는 생각도 많이 했고, 블로그 자체의 동결도 생각해 봤지만, 결국 내린 결론은 '상관없다.' 였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아이는 믿을 수 있다.' 라는 결론. 내가 어떤 말을 해도 그 아이는 이해해 줄 것이라는 생각과 여기서 본 것과 Off-Line에서의 나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을 아이라는 생각이 교차하면서 결국 그 아이는 자연스럽게 내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 사이에 녹아들었다.
그리고 이후의 몇몇 동기들이 내 블로그를 알고, 내 블로그를 찾아오며, 나도 그들의 블로그를 찾아간다. 종종 내 블로그를 알지 못하는 사람의 블로그를 살짝 찾아가 보기도 하고,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내 블로그를 살짝 찾아오기도 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현재 상태에서 내가 알고 있는 'Off-Line의 방문자'는 모두 믿을 수 있을 만한 사람이었고,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착각임이 밝혀지는 것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LEFT라는 학회의 학회장을 맡은지 몇주일이 흘렀다. 그 짧은 몇주일 사이에 결정해야 할 일도 여럿 있었고, 사람도 많이 만나야 했고, 처리해야 할 일도 꽤나 있었다. 아직도 미결상태로 남아있는 일도 있고, 그 중에는 서둘러 해야하는 일과 천천히 해도 되는 일이 공존해 있지만, 학회장이라는 자리를 맡으면서 가장 크게 실감한 일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다. 다른 사람을 만날 때 기존의 나는 '06학번 XXX' 라는 존재로서 인식이 되었지만, 지금은 'LEFT짱 XXX' 로서 인식이 되는 것이다. 그 만큼 행동에 어느정도의 제약이라고 할까, 최소한의 책임감이 필요한 위치가 된 것이다. 물론 그것은 상당히 사소한 일이고, 내가 무엇인가 실수를 해도 그것이 크게 번진다든가 라는 말은 아니다. 단지, 이름 앞에 붙는 '명칭'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는 것이 눈에 띄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가 쌓아온 인간관계는 과연 어떤 것이 었을까? On-Line에서 나는 이스킨★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이와 성별을 제외한 신상은 거의 비공개였고, 알려졌다고 해도 그것에 연연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Off-Line에서는 조금 다르다.
다른 사람들이 나와 친해진 것은 단순히 같은 과여서 일지도 모른다. 물론 개중에는 나라는 인간이 마음에 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순수한 호의와 관심으로 나한테 접근하고 나와 친해진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입학, 아니 합격이후에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모든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노력했다. 대부분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사람들이었고, 그만큼 쉽게 친해 졌지만 도저히 인정 할 수 없던 사람도 있었다. 지금 그들과는 나름대로 관계를 맺고는 있지만 그건 말 그대로 형식적인 관계일 뿐, 그것이 더 이상의 관계로 나아가지 않는 다는 사실은 나 뿐만이 아니라 그들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과연 내가 마음에 들어서 같이 다니고, 친분을 유지하는 것일까? 솔직히 그 질문에 대한 답을 2~3일간 생각하면서 나온 대답은 절망스럽게도 No였다. 물론 내 생각이 너무 지나친 것일지도 모르고, 사실을 너무 비약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단순히 나 혼자 구석에서 삽질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중학교든, 고등학교든, 대학교든. 사회의 어디를 가더라도 '그룹'이라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전체적인 사회에서 나는 20대라는 그룹에 한 번 묶이고, 대학생이라는 그룹에 한 번 묶이고, 그 아래로 여러 개의 그룹에 속하면서 최종적으로는 나를 포함한 4~6명 정도 되는 그룹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 중의 최소단위(여기서는 편의상 소그룹이라고 칭하겠다.)에서 내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물론 그것은 한 사람으로서 그룹에 참여하는 비중을 의미할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소그룹의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 모두가 동등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소그룹안에서도 '접점'이라는 것은 굉장한 파급효과를 가지고 온다. 예를 들어 볼까? 내가 속해있는 소그룹 안에서 나와 모두가 공통적인 접점이 되는 것은 '같은 수업을 듣는 다는 것' 이다. 그 외에 기숙사, LEFT등의 접점이 있지만 LEFT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강한 결속력을 지니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만일 '같은 수업을 듣지 않을 경우' 이 소그룹은 금세 해체되어버린다는 것이다. 한번 묶였던 그룹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On-Line에서의 관계와는 조금 다른 것이다. 물론 LEFT에 소속되어 있는 몇몇 사람과는 계속해서 이어지겠지만, 나머지 사람과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은 솔직히 조금 적어보인다. 그렇다면 그 안에서의 인간관계란 매우 단기적이며 소모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가정하에서 그 소그룹을 위해 희생하는 태도를 지니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며 쓰잘데 없는 행동이라고 지칭할 수 있다. 실제로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다른 구성원이 그것을 따라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혼자서 뒷북치고 있는 행위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이다. '대충 하는 것'.
실제로 꽤나 많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개인주의적 발상이라느니 뭐라느니 같은 어려운 주제는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고, 어쨋든 대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하는 '자신의 학점' 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물론 이것은 어느정도의 평균적인 관점에서의 이야기이지만) 그렇게 되었을 때, 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인원수는 점점 줄어들고, 그것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헛짓'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비율은 해가 갈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한번 그 소그룹으로 돌아가서, 수업이라는 매개체가 사라져도 그 소그룹이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다른 접점을 찾는 것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수업 외의 다른 활동을 공유한다던지등의 접점만들기가 필요하다. 물론 그것이 소모임이나 동아리등의 형태로 나타난다면 두말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이다. 무엇인가 수업 외의 다른 활동을 공유하는 것. 그것은 일반적으로 휴일에 같이 모여서 노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고, 술을 같이 마시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것이 어떤 활동이 되었던지 간에 수업 외적인 환경에서 소그룹이 유지될 수 있는 현상을 만드는 것은 소모임의 유지에 필수적인 조건이다.
문제는 그 활동을 주체하고 다른 소그룹의 인원을 통제하고 공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것은 어느정도의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일인데, 다른 사람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그 사람 혼자 거의 모든 것을 떠맡아서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있고, 나머지 인원들이 그 사람에게 동참할 때 그 소그룹은 상당한 결속력을 가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수업이 달라져도 계속 모이게 되는 현상을 마련하는 것이다.
최근에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따져보라면 몇가지가 있다. 첫째로, On-Line에서의 안간관계이다. 다른 의미가 아니라, 위에서도 언급한 On/Off의 공유가 점점 심해지고 있고, 실제로 그것에 의한 좋지 않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지경에서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까 하는 문제이다. 물론 블로그 개편이후에 남들에게 보여서는 안 될 글을 올리는 것도 아니지만 특히나 요즘같은 시기에는 그들에 대한 불신감이 커질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두 번째로, 위에서도 언급한 소그룹안의 문제이다. 위에서의 사례와 같이 최근에 안좋은 소식이 같은 소그룹원의 귀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솔직히 그런 문제를 가지고 그 아이가 나에게 직접 상담을 요구할 정도로 심각하게 생각했다는 점에 대해서 놀랐고, 어느정도 오해의 여지가 있었던 내 발언에 대해서 놀랐으며, 그러 식으로 고자질(?)을 하는 인간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 놀랐다. 물론 그 아이와 이야기 한 끝에 좋게좋게 끝나기는 했지만 뒷맛이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세 번째로, 학회 안의 문제. 학회장으로서 최선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학회의 문제이다. 무리 없이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LEFT에서 소풍을 가기로 한 날짜는 21일(土). 19일 저녁에 연락을 받았다. 멤버 한명이 참여하지 못한다는 소식이었다. 그것이 갑작스레 못가게 된 것이 아니라 16일 세미나 때 날짜를 정할 때부터 참여를 못하는 성질의 것이었다고 하고, 나도 그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에 소풍을 무기한 연기시켰다. 다른 사람들도 어느정도 찬성했고, 어느정도의 반발이 있기는 했지만 전원이 참석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하에 연기를 했다. 그리고 토요일에 다른 약속이 잡혔다. 선배에게서 같이 어딘가에 가자는 약속이었는데, 그 약속 자체와 그 선배에게 있어서 문제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 소풍을 못간다는 아이의 이름이 거론되는 순간 망치로 뒷통수를 얻어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쨋든 그 아이를 믿기에 별 다른 말 없이 '안간다' 라는 의견을 표출하고, 잠시 밖에 나갔다. 그리고 아는 선배를 만났고, 기분이 굉장히 안좋아져 있었기에 가볍게 술이나 한잔 하기로 했다. 이 상황에서 평소에 그 아이를 전적으로 믿고 있던 나는 어떠한 행동을 하는 게 옳았을까? 실제로 소풍 자체는 공지조차 하지 않았고, 당시 회의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만 소풍 연기를 알렸다. 만일 마음만 먹었다면 바로 전체 공지를 띄워서 강행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원래 사정이 있어서 못한다' 라는 그 아이의 말을 믿었고, 실제로 어떤 일인지도 대충 윤곽이 잡히는 상태에서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경우가 아닐 것 같아서 결정을 번복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만일 내가 소풍 당일날 아침에 다른 약속으로 어떤 장소에 가서 그 아이를 본다면? 그리고 그 일정은 19일. 내가 소풍 연기를 결정하기 직전에 알려졌다고 한다. 그럴 경우에 내 심경은 어떠할까? 적어도 그 아이는 내가 맡고, 내가 주체하는 일 보다 다른 일을 선택한 것이고 그것을 눈앞에서 확인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닐 것이다. 그것이 잘못되었다 잘못되지 않았다를 논하기 이전의 문제인 것이다. 그 아이가 선택한 사항에 내가 토를 달 수도 없는 노릇이고, 실제로 그 건이 그 전부터 결정되어 있었다면 이해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은 너무나도 차이가 크다. 그 경우에 내가 과연 웃고 즐기고 그 시간과 공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없으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 상황에서 웃으면서 가겠다고 말할 정도로 호인이 아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왜 화를 내냐' 라고 추궁하면 솔직히 화난다. 뭐, 그랬다는 얘기.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대한 변명이자 상황설명이겠지. 본인은 알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후엔 이 건에 대한 말은 안 꺼내줬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함께. 네 번째는 아까도 말했던 소그룹에 관한 문제. 내가 그 안에서 어떠한 역할을 자청하고 어떠한 계획을 세우든지 욕을 먹고 제대로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다. 그들은 나 없이도 자신의 학점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내가 그 안에 끼어들 여지는 없다는 것을 최근에 판단했다. 그렇다면 나도 같이 있는 것이 편한 쪽을 택하는 것이 옳겠지. 라고 생각했다. 내 생활의 접점을 학교생활에 맞추느냐 기숙사에 맞추느냐라는 이분법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오늘도 '요즘 기숙사에 자주 들어간다.' 라는 소리를 들은 것으로 봐서는 내가 의도하고 있는 바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적어도 기숙사의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보지는 않으니까.
인간관계라는 거, 정말 묘하게 꼬이고 꼬이는 문제인 것 같다. 최근의 사태들로부터 나름대로 결정을 내린 것은,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자리에 대한 일이라면 확실하게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라면 굳이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 혹은 아예 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리고 소그룹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개 이상의 접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소그룹을 형성할 것이라는 것이다. 애초에 접점을 1개 밖에 가지지 않는 현재 소그룹에 대해 애착을 가지는 것이 더 한심하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면 지금까지의 시간이 아까워질 정도일 것이다. 앞으로 그 소그룹에서 무엇인가의 접점을 발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그것은 불가능해 보이니 나름대로 노력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발버둥쳐 봐야 그것은 이쪽에서 비웃음만 살 뿐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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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까지 한창 바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시간이 쭉 비었다. 오늘 저녁까지 이런저런 일로 고생을 좀 했으니 내일 부터는 쉴 수 있겠지. 그리고 다음주부터는 인간관계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조금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의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내 인간관계는 크게 3가지 범주로 나누어서 생각한다. On-Line의 그것과 현재의 Off-Line, 과거의 Off-Line. 실제로 내 인간관계들 중에 3가지 범주에 모두 속하는 사람은 없다. Off-Line에서 만난 On-Line의 사람은 그냥 On-Line의 범주로 넣어버리는 성격이니까. 어찌되었든 온이던 오프이던 크게 차이를 두고 이야기를 한다는 점은 아니다. 단지 요즘 조금 불미스러운 일, 그리고 조금 깊게 생각해야할 일들 때문에 괜시리 범주를 나누게 된다.
일반적으로 On-Line에서의 관계라고 하지만 대부분이 블로그에서 맺어진 인연이다. 지금 이 글을 보지 않고 있을 케이군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그렇다면 내가 마음 편하게 불러내서 상대할 수 있는 사람 목록을 불러볼까? 이슈누나, 쉬케누나, 백아형, 마리, 세레, 낙이, 나디아씨. 끽해야 7명. 내 블로그에 평소 평균적으로 들어오는 사람이 4~50명이라는 것을 감안할 때 너무나도 약한 인간관계이다.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 소중하지 않다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On-Line에서 다른 사람들에게 위안을 받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7명... 솔직히 On-Line의 강점은 이해득실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일도 그렇지만, Off-Line의 인간관계는 이해득실의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On-Line의 사람들은 굳이 그런 것을 따지지 않는다. 내가 힘든일이 있을 때는 직접 나와주면서 까지 날 위로해 주기도 하고, 직접 만나지 못해도 날 위로해 주려고 노력한다. 물론 그것이 '겉으로만' 드러난 성격일지도 모르지만 그것도 On-Line의 특성이라고 생각한다. 어쨋든, 지금이야 아니지만 일상생활을 시시콜콜하게 늘어놓았던 저번단계의 블로그를 운영할 때까지만 해도 그것은 꽤나 강한 영향력으로 내게 다가왔다. 그들은 아무런 이해관계를 추구하지 않기 때문에 나도 내 입장에서의 생각을 자유롭게 털어놓을 수 있었고, 그들은 그 의견을 개의치 않아 했다. 게다가 학교 생활에서 힘든 일을 털어 놓을 때, 같은 그룹에 속해있는 사람에게 말을 꺼내기엔 힘든 점이 없지 않아 있다. 이번에도 그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너, 술자리에서 내 험담했다며." 글쎄, 그것이 험담이라면 험담일 수도 있겠지만, 만일 그 아이가 직접 그 자리에서 그런 말을 들었다면 전혀 개의치 않고 넘어갔을 만한 말이었다. 그 아이와 다니면서 그 아이에게 이런저런 조언을 해 주는데 그게 힘들다. 라는 늬앙스의 말. 그것이 그렇게 왜곡되어 전해질 수 있다는 데 놀랐다. 이 이야기는 조금 후에 자세히 하도록 하고, 어찌되었든 현실의 내 일을 현실의 사람에게 말하는 데는 어느정도의 리스크가 따르기 마련이다. 그러나 On-Line에서는 그런 것이 없다. On/Off의 구분이 확실한 만큼 말할 때의 익명성이 그만큼 보장되는 것이다. 실제로 내가 여기서 우리 과 사람의 험담을 한들 알아들을 사람이 얼마나 되며, 그 험담을 그 사람에게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물론 그것이 속칭 '뒷다마' 라는 좋지 않은 말이라고 할 지라도 이 안에서 내 의견은 확실하게 보장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On/Off의 구분은 On-Line에서의 나의 모습과 Off-Line에서의 나의 모습을 동시에 알고 있는 사람이 없을 때만 성립한다. 누군가가 양립하는 그 순간부터 On과 Off의 구분은 사라진다고 봐야 한다. 싸이월드에서 볼 수 있듯이 On과 Off에서의 인맥을 공유하게 된다면 그것은 익명성으로 인해 보장되는 발언의 자유를 속박하기 시작한다. 그렇기에 꽤 많은, 대부분의 네티즌들은 자신의 On-Line에서의 공간에 Off-Line에서의 인맥이 침투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 중 몇몇은 노골적으로 그것을 거부하고, 만일 그것을 발견하면 주저 없이 On-Line에서의 공간을 삭제한다. 물론 그만큼 On-Line의 공간엔 Off-Line의 인맥에게 드러내고 싶지 않는 무엇인가가 존재한다는 의미이고, 그것의 양이 많든 적든 간에, 공개하고 싶지 않은 정보가 공개된 다는 것은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온다. 물론 나도 그런 식의 양분을 좋아하지 않고, 그래서 블로그는 계속해서 Off-Line 인맥들에게는 비공개 상태였다. 얼마 전까지는 말이다.
굳이 누구라고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Off-Line의 인맥이 On-Line으로 침입해 들어왔다. 처음엔 정말 껄끄러웠다. 내가 쓰는 글이 그 아이를 통해서 다른 사람에게로 전해질 수도 있을 거라고.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사례에서도 내가 의도치 않게 이야기가 밖으로 흘러나간 것이니 만큼(사실 시기상으로 따지자면 후자가 먼저지만) 아무래도 조심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블로그를 잠정적으로 폐쇄할까 라는 생각도 많이 했고, 블로그 자체의 동결도 생각해 봤지만, 결국 내린 결론은 '상관없다.' 였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그 아이는 믿을 수 있다.' 라는 결론. 내가 어떤 말을 해도 그 아이는 이해해 줄 것이라는 생각과 여기서 본 것과 Off-Line에서의 나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을 아이라는 생각이 교차하면서 결국 그 아이는 자연스럽게 내 블로그를 방문하는 사람들 사이에 녹아들었다.
그리고 이후의 몇몇 동기들이 내 블로그를 알고, 내 블로그를 찾아오며, 나도 그들의 블로그를 찾아간다. 종종 내 블로그를 알지 못하는 사람의 블로그를 살짝 찾아가 보기도 하고, 내가 알지 못하는 사람이 내 블로그를 살짝 찾아오기도 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현재 상태에서 내가 알고 있는 'Off-Line의 방문자'는 모두 믿을 수 있을 만한 사람이었고, 믿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것이 착각임이 밝혀지는 것에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LEFT라는 학회의 학회장을 맡은지 몇주일이 흘렀다. 그 짧은 몇주일 사이에 결정해야 할 일도 여럿 있었고, 사람도 많이 만나야 했고, 처리해야 할 일도 꽤나 있었다. 아직도 미결상태로 남아있는 일도 있고, 그 중에는 서둘러 해야하는 일과 천천히 해도 되는 일이 공존해 있지만, 학회장이라는 자리를 맡으면서 가장 크게 실감한 일은 사람을 만나는 일이었다. 다른 사람을 만날 때 기존의 나는 '06학번 XXX' 라는 존재로서 인식이 되었지만, 지금은 'LEFT짱 XXX' 로서 인식이 되는 것이다. 그 만큼 행동에 어느정도의 제약이라고 할까, 최소한의 책임감이 필요한 위치가 된 것이다. 물론 그것은 상당히 사소한 일이고, 내가 무엇인가 실수를 해도 그것이 크게 번진다든가 라는 말은 아니다. 단지, 이름 앞에 붙는 '명칭'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가 바뀌는 것이 눈에 띄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내가 쌓아온 인간관계는 과연 어떤 것이 었을까? On-Line에서 나는 이스킨★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나이와 성별을 제외한 신상은 거의 비공개였고, 알려졌다고 해도 그것에 연연하는 사람을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Off-Line에서는 조금 다르다.
다른 사람들이 나와 친해진 것은 단순히 같은 과여서 일지도 모른다. 물론 개중에는 나라는 인간이 마음에 든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순수한 호의와 관심으로 나한테 접근하고 나와 친해진 사람은 얼마나 될까? 입학, 아니 합격이후에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모든 사람들과 친해지기 위해서 노력했다. 대부분 쉽게 친해질 수 있는 사람들이었고, 그만큼 쉽게 친해 졌지만 도저히 인정 할 수 없던 사람도 있었다. 지금 그들과는 나름대로 관계를 맺고는 있지만 그건 말 그대로 형식적인 관계일 뿐, 그것이 더 이상의 관계로 나아가지 않는 다는 사실은 나 뿐만이 아니라 그들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떨까? 과연 내가 마음에 들어서 같이 다니고, 친분을 유지하는 것일까? 솔직히 그 질문에 대한 답을 2~3일간 생각하면서 나온 대답은 절망스럽게도 No였다. 물론 내 생각이 너무 지나친 것일지도 모르고, 사실을 너무 비약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단순히 나 혼자 구석에서 삽질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중학교든, 고등학교든, 대학교든. 사회의 어디를 가더라도 '그룹'이라는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전체적인 사회에서 나는 20대라는 그룹에 한 번 묶이고, 대학생이라는 그룹에 한 번 묶이고, 그 아래로 여러 개의 그룹에 속하면서 최종적으로는 나를 포함한 4~6명 정도 되는 그룹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 중의 최소단위(여기서는 편의상 소그룹이라고 칭하겠다.)에서 내가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물론 그것은 한 사람으로서 그룹에 참여하는 비중을 의미할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소그룹의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 모두가 동등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소그룹안에서도 '접점'이라는 것은 굉장한 파급효과를 가지고 온다. 예를 들어 볼까? 내가 속해있는 소그룹 안에서 나와 모두가 공통적인 접점이 되는 것은 '같은 수업을 듣는 다는 것' 이다. 그 외에 기숙사, LEFT등의 접점이 있지만 LEFT를 제외하고는 그다지 강한 결속력을 지니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만일 '같은 수업을 듣지 않을 경우' 이 소그룹은 금세 해체되어버린다는 것이다. 한번 묶였던 그룹이 계속해서 이어지는 On-Line에서의 관계와는 조금 다른 것이다. 물론 LEFT에 소속되어 있는 몇몇 사람과는 계속해서 이어지겠지만, 나머지 사람과는 계속 이어질 가능성은 솔직히 조금 적어보인다. 그렇다면 그 안에서의 인간관계란 매우 단기적이며 소모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가정하에서 그 소그룹을 위해 희생하는 태도를 지니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며 쓰잘데 없는 행동이라고 지칭할 수 있다. 실제로 내가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다른 구성원이 그것을 따라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혼자서 뒷북치고 있는 행위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그렇다면 결론은 하나이다. '대충 하는 것'.
실제로 꽤나 많은 대학생들이 자신의 일에 몰두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이 개인주의적 발상이라느니 뭐라느니 같은 어려운 주제는 다음으로 미루도록 하고, 어쨋든 대학생들의 가장 큰 관심하는 '자신의 학점' 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물론 이것은 어느정도의 평균적인 관점에서의 이야기이지만) 그렇게 되었을 때, 단체 활동에 참여하는 인원수는 점점 줄어들고, 그것을 준비하는 사람들은 말 그대로 '헛짓'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비율은 해가 갈수록, 시간이 지날수록 커지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한번 그 소그룹으로 돌아가서, 수업이라는 매개체가 사라져도 그 소그룹이 유지될 수 있는 방법이라면 다른 접점을 찾는 것일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수업 외의 다른 활동을 공유한다던지등의 접점만들기가 필요하다. 물론 그것이 소모임이나 동아리등의 형태로 나타난다면 두말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그것을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방법은 하나이다. 무엇인가 수업 외의 다른 활동을 공유하는 것. 그것은 일반적으로 휴일에 같이 모여서 노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고, 술을 같이 마시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것이 어떤 활동이 되었던지 간에 수업 외적인 환경에서 소그룹이 유지될 수 있는 현상을 만드는 것은 소모임의 유지에 필수적인 조건이다.
문제는 그 활동을 주체하고 다른 소그룹의 인원을 통제하고 공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그것은 어느정도의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일인데, 다른 사람들이 아무 일도 하지 않을 때, 그 사람 혼자 거의 모든 것을 떠맡아서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 있고, 나머지 인원들이 그 사람에게 동참할 때 그 소그룹은 상당한 결속력을 가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수업이 달라져도 계속 모이게 되는 현상을 마련하는 것이다.
최근에 내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따져보라면 몇가지가 있다. 첫째로, On-Line에서의 안간관계이다. 다른 의미가 아니라, 위에서도 언급한 On/Off의 공유가 점점 심해지고 있고, 실제로 그것에 의한 좋지 않은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는 지경에서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까 하는 문제이다. 물론 블로그 개편이후에 남들에게 보여서는 안 될 글을 올리는 것도 아니지만 특히나 요즘같은 시기에는 그들에 대한 불신감이 커질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두 번째로, 위에서도 언급한 소그룹안의 문제이다. 위에서의 사례와 같이 최근에 안좋은 소식이 같은 소그룹원의 귀에 들어갔다는 얘기를 들었다. 솔직히 그런 문제를 가지고 그 아이가 나에게 직접 상담을 요구할 정도로 심각하게 생각했다는 점에 대해서 놀랐고, 어느정도 오해의 여지가 있었던 내 발언에 대해서 놀랐으며, 그러 식으로 고자질(?)을 하는 인간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 놀랐다. 물론 그 아이와 이야기 한 끝에 좋게좋게 끝나기는 했지만 뒷맛이 씁쓸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것이다. 세 번째로, 학회 안의 문제. 학회장으로서 최선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학회의 문제이다. 무리 없이 잘 이끌어 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LEFT에서 소풍을 가기로 한 날짜는 21일(土). 19일 저녁에 연락을 받았다. 멤버 한명이 참여하지 못한다는 소식이었다. 그것이 갑작스레 못가게 된 것이 아니라 16일 세미나 때 날짜를 정할 때부터 참여를 못하는 성질의 것이었다고 하고, 나도 그 말이 맞다고 판단했기에 소풍을 무기한 연기시켰다. 다른 사람들도 어느정도 찬성했고, 어느정도의 반발이 있기는 했지만 전원이 참석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하에 연기를 했다. 그리고 토요일에 다른 약속이 잡혔다. 선배에게서 같이 어딘가에 가자는 약속이었는데, 그 약속 자체와 그 선배에게 있어서 문제는 전혀 없었다. 하지만 그 소풍을 못간다는 아이의 이름이 거론되는 순간 망치로 뒷통수를 얻어 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어쨋든 그 아이를 믿기에 별 다른 말 없이 '안간다' 라는 의견을 표출하고, 잠시 밖에 나갔다. 그리고 아는 선배를 만났고, 기분이 굉장히 안좋아져 있었기에 가볍게 술이나 한잔 하기로 했다. 이 상황에서 평소에 그 아이를 전적으로 믿고 있던 나는 어떠한 행동을 하는 게 옳았을까? 실제로 소풍 자체는 공지조차 하지 않았고, 당시 회의에 참여했던 사람들에게만 소풍 연기를 알렸다. 만일 마음만 먹었다면 바로 전체 공지를 띄워서 강행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원래 사정이 있어서 못한다' 라는 그 아이의 말을 믿었고, 실제로 어떤 일인지도 대충 윤곽이 잡히는 상태에서 그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경우가 아닐 것 같아서 결정을 번복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만일 내가 소풍 당일날 아침에 다른 약속으로 어떤 장소에 가서 그 아이를 본다면? 그리고 그 일정은 19일. 내가 소풍 연기를 결정하기 직전에 알려졌다고 한다. 그럴 경우에 내 심경은 어떠할까? 적어도 그 아이는 내가 맡고, 내가 주체하는 일 보다 다른 일을 선택한 것이고 그것을 눈앞에서 확인하는 것은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닐 것이다. 그것이 잘못되었다 잘못되지 않았다를 논하기 이전의 문제인 것이다. 그 아이가 선택한 사항에 내가 토를 달 수도 없는 노릇이고, 실제로 그 건이 그 전부터 결정되어 있었다면 이해를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가슴으로 느끼는 것은 너무나도 차이가 크다. 그 경우에 내가 과연 웃고 즐기고 그 시간과 공간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없으리라는 것은 자명하다. 그런 상황에서 웃으면서 가겠다고 말할 정도로 호인이 아니다. 그런데 그 상황에서 '왜 화를 내냐' 라고 추궁하면 솔직히 화난다. 뭐, 그랬다는 얘기.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대한 변명이자 상황설명이겠지. 본인은 알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후엔 이 건에 대한 말은 안 꺼내줬으면 좋겠다는 소망도 함께. 네 번째는 아까도 말했던 소그룹에 관한 문제. 내가 그 안에서 어떠한 역할을 자청하고 어떠한 계획을 세우든지 욕을 먹고 제대로 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다. 그들은 나 없이도 자신의 학점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내가 그 안에 끼어들 여지는 없다는 것을 최근에 판단했다. 그렇다면 나도 같이 있는 것이 편한 쪽을 택하는 것이 옳겠지. 라고 생각했다. 내 생활의 접점을 학교생활에 맞추느냐 기숙사에 맞추느냐라는 이분법적인 문제이긴 하지만, 오늘도 '요즘 기숙사에 자주 들어간다.' 라는 소리를 들은 것으로 봐서는 내가 의도하고 있는 바대로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적어도 기숙사의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보지는 않으니까.
인간관계라는 거, 정말 묘하게 꼬이고 꼬이는 문제인 것 같다. 최근의 사태들로부터 나름대로 결정을 내린 것은, 책임감을 가지고 있는 자리에 대한 일이라면 확실하게 해야겠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라면 굳이 열심히 할 필요가 없다 혹은 아예 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리고 소그룹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2개 이상의 접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소그룹을 형성할 것이라는 것이다. 애초에 접점을 1개 밖에 가지지 않는 현재 소그룹에 대해 애착을 가지는 것이 더 한심하지 않은가. 라고 생각하면 지금까지의 시간이 아까워질 정도일 것이다. 앞으로 그 소그룹에서 무엇인가의 접점을 발견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재로서는 그것은 불가능해 보이니 나름대로 노력할 필요도 없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발버둥쳐 봐야 그것은 이쪽에서 비웃음만 살 뿐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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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까지 한창 바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시간이 쭉 비었다. 오늘 저녁까지 이런저런 일로 고생을 좀 했으니 내일 부터는 쉴 수 있겠지. 그리고 다음주부터는 인간관계를 재정비하는 시간을 조금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by | 2006/10/21 06:08 | Thinking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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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같은 경우는 별로 인맥이 넓지 않아서 그런지 아직까지 겹치거나 꼬이는 일은
.......(겹치면 불쾌할 것 같다는 예감은 들지만...)
인간관계에서 꼬이는 것.. 짜증 많이 나더군요..
비록 인맥은 적지만 꼬여본 일은 있답니다.. -_-;;
까짓것 그냥 들이대면 되지 XD <-야
그게 인간관계를 맺는 가장 쉽고도 좋은 방법 아니겠어 (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