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1월 26일
권? 비권? 의미없는 논쟁
이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일단 나의 이야기를 잠시 꺼내놓도록 할까? 나는 정치에 대해 혐오를 가지고 있었다. 물론 현재의 정치에는 문제가 많고, 그것에 대한 비판의식은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위에서 말하고 있는 정치에 대한 혐오는 조금 다르다. 말 그대로, '정치' 라는 것에 대한 무조건적인 거부감을 말하는 것이다. 정치는 무조건 더럽고, 내가 상대할 가치조차 없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선 및 총선은 내가 참여할 가치가 없는 하찮은 이벤트로 여겨졌고, 그들이 무슨 공약을 말하고, 어떠한 신조를 가지고 있는 지는 생각하지 않았다. 조금 더 깊게 꺼내 볼까? 나는 시위 현장에서 시위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거부감이 없었다. 단지 '폭력'시위라는 매개 자체가 불쾌했을 뿐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그들이 말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내가 그곳에 서지는 않겠다는 어느정도의 자기위안이었을까?
3월, 그리고 11월. 리얼리스트에서 스포트라이트까지, 총학생회선거를 뛰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고, 여러가지 일을 보게 된다. 특히나 강하게 인상에 남는 것들은 현실과 가상의 괴리라고나 할까?
(운동)권과 비권. 이렇게 나누는 것조차 이상하긴 하지만, 그런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게 놀랐다. 그렇다면 권은 무엇이고, 비권은 무엇인가? 그것에 대해 확실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고대내에서는 스포트라이트와 마이프라이드를 권, 고대공감대를 비권이라 칭한다. 과연 이들은 어디가 어떻게 다르기에 권/비권 으로 나뉘는 것인가?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논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권에 대한 반감을 이해해야 한다. 거의 대부분의 학우들이 '비권'이라는 이유로 고대공감대선본을 지지하고 있다. 그것에는 '다함께'와 '징계위(징계자위원회)' 의 특정선본 지지 및 비판이 베이스로 깔려 있기는 하겠지만, 그들이 강력한 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에 '비권' 이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총학의 산하기구인 '장애인권위(장애인인권위원회)'와 '석순(교내여성주의교지편집국)'을 비롯해, 공대신문사 및 기타 인원들이 모여서 만든 '학사경고(학생사회를 경고하는 사람들의 모임)' 에서 낸 '40대 총학생회 선거를 경고합니다(40대 총학생회에 출마한 선본들의 공약을 비교분석, 및 평가한 결과의 자료집)'을 보면 압도적으로 스포트라이트 선본이 지지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약 면에서 고대공감대는 0점, 혹은 그 이하의 평가를 받았다. 압도적으로 정책적인 면이 밀리는 상황에서 고대공감대가 표를 받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역시 그것은 학생들의 '권에 대한 반발' 이라는 것으로 결론지어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단순히 그렇게 결론 짓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것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권에 대한 반발'을 하는 학우들이 학생사회에 대한 위기의식이나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비권을 표방하고 총학 선거에 출마한 고대공감대는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권을 표방해서 표를 얻으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기는 하지만, 분명히 그들은 무엇인가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우들은 학생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누가 되든 마찬가지야' 라고 고정지어 놓고, 뭘 해도 무관심하게 받아들이면서, 하나의 잘못을 놓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은 그들이 부정하고자 하고, 비판하는 소위 '권'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있다.
그들은 말한다. '학교 내부의 문제조차 처리하지 못하면서 외부의 일을 처리하려 한다' 고. 하지만 그들은 알까? 그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는 순간 대부분의 학생들은 '노동자' 가 된다는 것을, 그리고 현재 소위 '권' 이 하고 있는 활동의 대부분은 노동조합이 하는 일과 노선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을. 그리고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높이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실제로 한 예만 들어보자, FTA가 요즘 도마 위에 계속 올라있다. FTA의 기본적인 시스템은 신자유주의에 입각해 있고, 신자유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은 '경쟁사회'이다. 물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간의 능력을 끌어올린 다면 그것은 굉장히 좋은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경쟁은 남을 누르고, 자신이 올라간다는 기본적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다. 선의의 경쟁이 아닌 적대의 경쟁인 것이다. 실제로 이건 학생들 사이에서도 강하게 나타나는 모습인데, 상대평가가 진행되면서 생기는 괴리를 바꾸려고 하지 않고, 그 안에서 좋은 점수를 따려고만 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어떤 지인은 이런 표현을 사용했다. '세상안에서 가장 좋은 것을 찾기보다는 가장 좋은 것을 세상으로 만들어라' 라고. 하지만 현 '비권' 을 표방하는 고대공감대를 비롯해, 대부분의 학우들은, 가장 좋은 것을 세상으로 만드려고 하기보다는 세상안에서 가장 좋은 것을 찾고 있는 듯 하다. 실제로 등록금 투쟁만 봐도, 대부분의 학우들은 등록금 투쟁에 관심이 없으면서, 등록금이 오르는 것을 욕하고, 또한 등록금 투쟁때문에 시위를 하는 소위 '권' 들을 욕한다. 그리고 말한다. '등록금이 오르면 과외를 뛰어서라도 돈을 벌어야죠. 요즘 학생들 너무 편하게만 사려고 해요'(고대문화와의 인터뷰 중, 고대공감대 정후보 박상하씨의 말)
글쎄, 이 글을 쓰면서도 권과 비권을 나눠서 표현하고 있기에 꺼림칙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그렇기에 조금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틀어보고자 한다.
대부분 '누가 되도 어차피 안돼' 라는 생각을 가진 학우가 학생회를 욕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들의 눈에는 학생회는 어차피 그정도 밖에 안되는 존재인 것이다. 뭘 해도 나쁘게만 보인다. 정도로 해석하면 될까? 실제로 고연전은 총학생회와 그 산하기구들의 주체로 이루어진다. 그것은 고연전뿐만 아니라 새터를 비롯한 학교의 대대적인 학생을 주축으로 하는 행사의 기본적인 시스템이다. 참고로 2006 고연전은 39대 리얼리스트 학생회 부총학생회장 이희태씨를 중심으로 집행국을 꾸리고 행사를 준비했다. 그 밖에도 총학생회는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들이 이득 받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총학이 잘못한 것은 기가막히게 찾아낸다. 문제는 투표율 부재를 '총학' 탓으로 돌리면서 투표를 하지 않는데, 정작 그것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학우들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말한다. '운동권이 학생회를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라고, 그들은 정책의 미비 및 학우들에 대한 복지의 미비로 돌리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다는 거창한 이유를 들어 운동권을 반대한다.(정확히는 운동권 학생회를) 그리고 속칭 비권에 표를 던진다. 하지만 그 비권의 정책이나 복지, 혹은 학우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는 점등을 고려해서 표를 던진 것이 아니다. 단지 '비권'이기 때문에 표를 던지는 것이다. 이것이 제대로 학생회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의 모습일지는 의심스럽다.
39대 학생회도 마찬가지였지만 역대 총학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의사소통의 부재였다. 그렇기에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40대 총학에서는 'KU아고라'를 통한 소통의 확대였다. 하지만 학우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어차피 사람이 모이기나 하겠냐. 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진 학우들 때문에 KU아고라가 운영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학생사회를 바꾸겠다는 의지도 없고, 그렇다고 학생회에게 생각을 전달하겠다는 의지도 없으면서, 학생회가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익명'으로 운영되는 자유게시판에 아무리 올려봤자, 그곳은 학생회 산하기구가 아니다. 분명히 학생회는 소통의 통로를 열어놓고 있다. 그것은 각 선본(선거본부)마다 다르고, 어떤 총학이 당선이 되냐에 따라서 바뀌는 것이긴 하지만 소통의 통로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것을 모르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이건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줄 모른다. 라고 권을 비판하는 사람이 많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확실하게 전달은 하기나 했냐고. 혹은 우리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을 해보긴 했냐고.
다른 사람의 말을 비판하기 전에(여기에서는 권을 비판하기 전에)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무시한다. 그리고 말한다. '어차피 권이잖아' 라고. '난 운동권이 싫어' 라고 간단히 던지는 말 한마디에는 얼마나 많은 고정관념이 내포되어 있는가. 지금까지 교과서에서 배워온 '운동권은 나쁜 것이다' 혹은 '나만 잘하면 된다' 라는 고정관념들이 내포되어 있지는 않은가?
게다가 꽤 많은 학생들이 80년대 민주화 운동이라면 또 모른다.... 라는 말을 던진다. 우리는 한가지 확실하게 해야한다. 그 때 과연 얼마나 많은 학생이 뛰쳐나왔나, 하지만 안나온 학생도 분명히 '있다.' 그리고 현재에 민주화 운동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치부된다. 그렇기에 80년대 민주화 운동하던 학생들은 옳은 말을 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당시엔 어땠을까? 군사독재가 너무나도 당연시 여겨지던 시절, 그 학생들이 하는 말은 '정권에 반대하는' 것이었고, '불온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비권을 지지하는 거의 대부분의 학생은 그저 운동권이 싫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학생회에 관심도 없고 투표도 안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서(그런점에서 공청회 및 기타 대담회 등에 참여해서 각 선본들의 정책과 생각을 비판한 '쌈박정대'의 모습은 옳게 마저 보인다) 학생회를 비판하는 모습에서는, 앞으로 나가기는 두렵고 뒤에서 술잔이나 기울이며 정치를 욕하는 소시민적인 모습마저 보인다. 글쎄, 정치의 경우는 워낙 스케일이 크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어도 전달될 수 없으니까. 하지만 분명히 '총학생회'는 찾으면 길이 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하지만 그들은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피치 못하게 권/비권으로 나누어서 이야기를 진행을 했는데, 사실 이런 글은 그다지 쓰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고대공감대가 '비권'의 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라는 공약을 들고 나왔을때는 솔직히 놀랐다. 이 사람이 정말 편가르기를 하자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앞에서는 '축제같은 선거를 만들자.' 라니. 편 다 갈라놓고 다같이 놀자는, 이런 모순적인 논리가 어디있는가? 특히나 인문계 총 유세에서 나타난, 타 선본을 비방하고, 권이 비권을 탄압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은 지극히 이미지 중심적인 선거를 생각하고 있고, 편 가르기를 심화시키려는 목적마저 보인다. 권/비권. 이것을 나누어서 언쟁을 벌이는 것은 상당히 소모적인 짓이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기본적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 한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간단한 결론이 나온다. '기본적인 의무마저 포기한 채 권리를 찾는 것은 옳지 않다.' 라고. 물론 총학생회는 일반 학우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그들에게 최대한의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총학생회에서의 입장일 뿐이다. 총학생회에게 뭔가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발언과 의사표현(익명성으로 숨어서 자게에서 떠드는 것이 아닌 공식적인 입장발표 - 생각보다 이 것은 어렵지 않다. 대자보 한개 쓰는데 3~40분이면 족히 쓰고, 10장 써서 인쇄하고 부착까지 4시간이면 충분하다. 혹은 총학생회 산하의 의견전달기구를 이용할 수도 있다)을 비롯해서 투표까지, 그 의무들을 다하지 않으면서 학생회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 뻔뻔하지 않은가?
3월, 그리고 11월. 리얼리스트에서 스포트라이트까지, 총학생회선거를 뛰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고, 여러가지 일을 보게 된다. 특히나 강하게 인상에 남는 것들은 현실과 가상의 괴리라고나 할까?
(운동)권과 비권. 이렇게 나누는 것조차 이상하긴 하지만, 그런 이분법적인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게 놀랐다. 그렇다면 권은 무엇이고, 비권은 무엇인가? 그것에 대해 확실하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없을 것이다. 고대내에서는 스포트라이트와 마이프라이드를 권, 고대공감대를 비권이라 칭한다. 과연 이들은 어디가 어떻게 다르기에 권/비권 으로 나뉘는 것인가?
이런 근본적인 문제를 논하기 전에 우리는 먼저,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권에 대한 반감을 이해해야 한다. 거의 대부분의 학우들이 '비권'이라는 이유로 고대공감대선본을 지지하고 있다. 그것에는 '다함께'와 '징계위(징계자위원회)' 의 특정선본 지지 및 비판이 베이스로 깔려 있기는 하겠지만, 그들이 강력한 표를 얻을 수 있었던 것에 '비권' 이 있었다는 것은 확실하다. 총학의 산하기구인 '장애인권위(장애인인권위원회)'와 '석순(교내여성주의교지편집국)'을 비롯해, 공대신문사 및 기타 인원들이 모여서 만든 '학사경고(학생사회를 경고하는 사람들의 모임)' 에서 낸 '40대 총학생회 선거를 경고합니다(40대 총학생회에 출마한 선본들의 공약을 비교분석, 및 평가한 결과의 자료집)'을 보면 압도적으로 스포트라이트 선본이 지지를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공약 면에서 고대공감대는 0점, 혹은 그 이하의 평가를 받았다. 압도적으로 정책적인 면이 밀리는 상황에서 고대공감대가 표를 받고 있는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면 좋을까?
역시 그것은 학생들의 '권에 대한 반발' 이라는 것으로 결론지어질 수 있을 것이다. 물론 단순히 그렇게 결론 짓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이것이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대부분의 '권에 대한 반발'을 하는 학우들이 학생사회에 대한 위기의식이나 대안을 제시할 수 없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비권을 표방하고 총학 선거에 출마한 고대공감대는 그나마 나은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비권을 표방해서 표를 얻으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기는 하지만, 분명히 그들은 무엇인가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우들은 학생사회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이 부족한 모습을 보인다. '누가 되든 마찬가지야' 라고 고정지어 놓고, 뭘 해도 무관심하게 받아들이면서, 하나의 잘못을 놓고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모습은 그들이 부정하고자 하고, 비판하는 소위 '권'의 모습을 그대로 닮아 있다.
그들은 말한다. '학교 내부의 문제조차 처리하지 못하면서 외부의 일을 처리하려 한다' 고. 하지만 그들은 알까? 그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는 순간 대부분의 학생들은 '노동자' 가 된다는 것을, 그리고 현재 소위 '권' 이 하고 있는 활동의 대부분은 노동조합이 하는 일과 노선을 같이 하고 있다는 점을. 그리고 노동조합은 노동자들의 권리를 높이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실제로 한 예만 들어보자, FTA가 요즘 도마 위에 계속 올라있다. FTA의 기본적인 시스템은 신자유주의에 입각해 있고, 신자유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은 '경쟁사회'이다. 물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서로간의 능력을 끌어올린 다면 그것은 굉장히 좋은 결과를 불러올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경쟁은 남을 누르고, 자신이 올라간다는 기본적인 시스템을 바탕으로 한다. 선의의 경쟁이 아닌 적대의 경쟁인 것이다. 실제로 이건 학생들 사이에서도 강하게 나타나는 모습인데, 상대평가가 진행되면서 생기는 괴리를 바꾸려고 하지 않고, 그 안에서 좋은 점수를 따려고만 하는 것이다. 내가 아는 어떤 지인은 이런 표현을 사용했다. '세상안에서 가장 좋은 것을 찾기보다는 가장 좋은 것을 세상으로 만들어라' 라고. 하지만 현 '비권' 을 표방하는 고대공감대를 비롯해, 대부분의 학우들은, 가장 좋은 것을 세상으로 만드려고 하기보다는 세상안에서 가장 좋은 것을 찾고 있는 듯 하다. 실제로 등록금 투쟁만 봐도, 대부분의 학우들은 등록금 투쟁에 관심이 없으면서, 등록금이 오르는 것을 욕하고, 또한 등록금 투쟁때문에 시위를 하는 소위 '권' 들을 욕한다. 그리고 말한다. '등록금이 오르면 과외를 뛰어서라도 돈을 벌어야죠. 요즘 학생들 너무 편하게만 사려고 해요'(고대문화와의 인터뷰 중, 고대공감대 정후보 박상하씨의 말)
글쎄, 이 글을 쓰면서도 권과 비권을 나눠서 표현하고 있기에 꺼림칙한 기분을 떨칠 수가 없다. 그렇기에 조금 이야기를 다른 방향으로 틀어보고자 한다.
대부분 '누가 되도 어차피 안돼' 라는 생각을 가진 학우가 학생회를 욕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들의 눈에는 학생회는 어차피 그정도 밖에 안되는 존재인 것이다. 뭘 해도 나쁘게만 보인다. 정도로 해석하면 될까? 실제로 고연전은 총학생회와 그 산하기구들의 주체로 이루어진다. 그것은 고연전뿐만 아니라 새터를 비롯한 학교의 대대적인 학생을 주축으로 하는 행사의 기본적인 시스템이다. 참고로 2006 고연전은 39대 리얼리스트 학생회 부총학생회장 이희태씨를 중심으로 집행국을 꾸리고 행사를 준비했다. 그 밖에도 총학생회는 여러가지 일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들이 이득 받는 것은 당연하게 생각하고, 총학이 잘못한 것은 기가막히게 찾아낸다. 문제는 투표율 부재를 '총학' 탓으로 돌리면서 투표를 하지 않는데, 정작 그것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인 학우들의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들은 말한다. '운동권이 학생회를 하는 것은 잘못되었다' 라고, 그들은 정책의 미비 및 학우들에 대한 복지의 미비로 돌리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다는 거창한 이유를 들어 운동권을 반대한다.(정확히는 운동권 학생회를) 그리고 속칭 비권에 표를 던진다. 하지만 그 비권의 정책이나 복지, 혹은 학우들의 의견을 잘 수렴하는 점등을 고려해서 표를 던진 것이 아니다. 단지 '비권'이기 때문에 표를 던지는 것이다. 이것이 제대로 학생회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의 모습일지는 의심스럽다.
39대 학생회도 마찬가지였지만 역대 총학의 가장 큰 문제점은 의사소통의 부재였다. 그렇기에 이번에 준비하고 있는 40대 총학에서는 'KU아고라'를 통한 소통의 확대였다. 하지만 학우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어차피 사람이 모이기나 하겠냐. 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가진 학우들 때문에 KU아고라가 운영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학생사회를 바꾸겠다는 의지도 없고, 그렇다고 학생회에게 생각을 전달하겠다는 의지도 없으면서, 학생회가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것이다. '익명'으로 운영되는 자유게시판에 아무리 올려봤자, 그곳은 학생회 산하기구가 아니다. 분명히 학생회는 소통의 통로를 열어놓고 있다. 그것은 각 선본(선거본부)마다 다르고, 어떤 총학이 당선이 되냐에 따라서 바뀌는 것이긴 하지만 소통의 통로가 없지는 않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그것을 모르고, 알고 싶어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학생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는다고 불평한다. 이건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말을 들을줄 모른다. 라고 권을 비판하는 사람이 많다. 나는 그 사람들에게 반문하고 싶다. 확실하게 전달은 하기나 했냐고. 혹은 우리의 목소리를 들으려고 노력을 해보긴 했냐고.
다른 사람의 말을 비판하기 전에(여기에서는 권을 비판하기 전에) 그 사람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아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이야기를 무시한다. 그리고 말한다. '어차피 권이잖아' 라고. '난 운동권이 싫어' 라고 간단히 던지는 말 한마디에는 얼마나 많은 고정관념이 내포되어 있는가. 지금까지 교과서에서 배워온 '운동권은 나쁜 것이다' 혹은 '나만 잘하면 된다' 라는 고정관념들이 내포되어 있지는 않은가?
게다가 꽤 많은 학생들이 80년대 민주화 운동이라면 또 모른다.... 라는 말을 던진다. 우리는 한가지 확실하게 해야한다. 그 때 과연 얼마나 많은 학생이 뛰쳐나왔나, 하지만 안나온 학생도 분명히 '있다.' 그리고 현재에 민주화 운동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으로 치부된다. 그렇기에 80년대 민주화 운동하던 학생들은 옳은 말을 하는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당시엔 어땠을까? 군사독재가 너무나도 당연시 여겨지던 시절, 그 학생들이 하는 말은 '정권에 반대하는' 것이었고, '불온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비권을 지지하는 거의 대부분의 학생은 그저 운동권이 싫어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학생회에 관심도 없고 투표도 안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으면서(그런점에서 공청회 및 기타 대담회 등에 참여해서 각 선본들의 정책과 생각을 비판한 '쌈박정대'의 모습은 옳게 마저 보인다) 학생회를 비판하는 모습에서는, 앞으로 나가기는 두렵고 뒤에서 술잔이나 기울이며 정치를 욕하는 소시민적인 모습마저 보인다. 글쎄, 정치의 경우는 워낙 스케일이 크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무엇인가를 말하고 싶어도 전달될 수 없으니까. 하지만 분명히 '총학생회'는 찾으면 길이 있다.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하지만 그들은 그런 노력조차 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피치 못하게 권/비권으로 나누어서 이야기를 진행을 했는데, 사실 이런 글은 그다지 쓰고 싶지 않았다. 게다가 고대공감대가 '비권'의 힘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라는 공약을 들고 나왔을때는 솔직히 놀랐다. 이 사람이 정말 편가르기를 하자는 건가, 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면서 앞에서는 '축제같은 선거를 만들자.' 라니. 편 다 갈라놓고 다같이 놀자는, 이런 모순적인 논리가 어디있는가? 특히나 인문계 총 유세에서 나타난, 타 선본을 비방하고, 권이 비권을 탄압한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발언은 지극히 이미지 중심적인 선거를 생각하고 있고, 편 가르기를 심화시키려는 목적마저 보인다. 권/비권. 이것을 나누어서 언쟁을 벌이는 것은 상당히 소모적인 짓이다.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지만, 기본적으로 하고 싶었던 이야기, 한 이야기를 요약하자면 간단한 결론이 나온다. '기본적인 의무마저 포기한 채 권리를 찾는 것은 옳지 않다.' 라고. 물론 총학생회는 일반 학우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아도 그들에게 최대한의 복지를 제공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분명히 총학생회에서의 입장일 뿐이다. 총학생회에게 뭔가를 기대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발언과 의사표현(익명성으로 숨어서 자게에서 떠드는 것이 아닌 공식적인 입장발표 - 생각보다 이 것은 어렵지 않다. 대자보 한개 쓰는데 3~40분이면 족히 쓰고, 10장 써서 인쇄하고 부착까지 4시간이면 충분하다. 혹은 총학생회 산하의 의견전달기구를 이용할 수도 있다)을 비롯해서 투표까지, 그 의무들을 다하지 않으면서 학생회에게 무엇인가를 요구하는 것은 너무 뻔뻔하지 않은가?
# by | 2006/11/26 01:05 | Thinking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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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을 싫어하는다는게 그렇게 단순한 의미가 아니라는건 잘 알텐데.
운동권이 싫다는건 기존의 운동권이 가지고 있던 많은 단점들이 싫다는거고, 그들이 비권을 뽑는건 비권은 그런 문제점을 가지고 있지 않을 거라는 생각 때문이지. 대체 왜 비권을 지지하는 사람은 '그냥 운동권이 싫으니까 비권을 뽑는 단순한 사람'으로 판단되는거지?
난 운동권이 싫어 라는 문장 자체가 얼마나 많은 뜻을 가지고 있는데?
그 말은 곧 '나는 대학교의 학생회가 정치적 성향을 띄는걸 싫어하며, 정치적인 목적으로 우리 학교의 이름이 이용되는걸 원하지 않고, 등록금 오른다고 교수 가둬놓고 농성하는 학생회보단 좋은 과외자리를 주선해주는 학생회가 더 좋고, 대놓고 황당한 이유를 들어 이사람을 뽑지 맙시다라는 대자보를 남발하는 학생회를 싫어한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거라구.
투표하지 않는것 = 기본적인 의무감의 결여 라고 말하는데, 그게 과연 그럴까?
'누가 되든 마찬가지야' 라는 논리속엔 '(운동권중에선) 누가 되든 마찬가지야, (학교 일은 딴전이고 데모만 하러 다닐테니까)'라는 문장이 숨어있다고 볼순 없으련지? 물론 그 문장의 옳고 그름은 차치하더라도 결코 그들의 사고가 '나랑 상관없으니 귀찮아서 투표안해'가 아니라는건 알겠지.
그리고 이번 투표만 보더라도, 정작 득표율은 공감대가 가장 높겠지? 그렇다면 비권에 긍정적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운동권을 지지하는 사람보다 더 열심히 투표를 했다는 말이 되는데? 그럼 오히려 기본적인 의무감이 결여된건 운동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되는군. 헛.
웃기잖네?
fta, 노동인권증대를 주장하는게 정치적인 일이 아니라고 하는것 자체가 이미 자넨 운동권이라는거여.
지지율 10/90 에서 득표율이 10/40이 나온다라.
만약 그렇다면 지지율 10/90 에서 득표율 10/5 가 나와서 운동권이 당선되면 그게 옳은걸까? 뭐어 어차피 실 튜표율이 50%를 간당간당 하는 상황에서 실제 지지율이 10/90인지 50/50인지는 아무도 모르는거니까.
투표율에대해 언급한게 권/비권의 문제를 떠나서라고 했는데, 내가 보기엔 명백하게 비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까는걸로만 보여서 말이지. 글 자체의 뉘앙스가 그렇다는거지만, 아님말고.
뭐, 어쨌든 이런 편가르기 논쟁은 나도 싫어하는거지만, 권/비권 이라는 표기 자체에서 편 가르고있는데 뭐 할수없지. 흑 아니면 백이라는 논리야 억지가 있지만 종이 한장에서 종이의 두께도 있으니 옆면도 고려해라,라는건 그 주장 자체가 억지겠지. 앞 아니면 뒤인것과 마찬가지로 권, 아니면 비권이여. 이건 어쩔수가없지.
뭐어, 암마봐도 우리 둘은 기본 개념 자체가 달라먹어서 그 개념을 일치시키는 상당히 긴 글이 없는 이상 토론이 안되겠구먼. 그렇다고 그런 글을 쓰긴 귀찮으니까. 다시 랜더링이나 하러가야지. 겔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