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있는 사회?

난 차별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차별없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하지만,
그건 말도 안된다. 당연히 차별있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난 까놓고 말해서 명문대 다닌다. 그런데 내가
명문대 가게 된 가장 큰 동기는 일반 사람들의 거칠고 폭려적인 태도 때문이다.
안철수 자서전에 보면 안철수도 나와 비슷한 경험을 한 것 같다.
안철수가 어렸을 떄 매우 순해서 주위 또래들한테 놀림도 많이 받고 맞기도 했단다
그러면서 깨달은 게 순한 사람이 인간답게 사는 길은
강한 위치에 올라 서는 길 밖에 없다는 거였단다.
그래서 공부를 잘한 거란다.
아마 그도 글에서 말은 안 했지만 민중이란 것에 대해서 혐오감을 많이 느꼈을 거다.
민중이 위대하다고? X까지 마라.
차라리 똥개가 훨씬 위대하다.

나도 이 글을 보면서 내가 틀리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나도 어렸을 때도 그렇고 지금도 성격이 좀 느리고 순하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일을 하는 성격이다.
그런데 어렸을 때부터 또래들에게 조롱을 좀 받아왔다.
시정잡배들은 만만하다 싶으면 잡아먹어버리려고 한다.
오히려 순한 사람들이 풍부한 내면을 지닌 경우가 많은데 시정잡배들이 이런거 뭐 관심이 있나?
지금 당장 피상적인 어떤 것을 보이지 않으면 그 사람의 전부를 서둘러 규정해버리고 인격을 모멸한다.
성격이 여유롭고 내면이 풍부한 사람들은 버틸 재간이 없는 거다.
그래서 순한 사람이 사는 길은 스스로 사장이 되거나 남이 함부로 잡아 먹을 수 없는 강한 것을 소유해야 한다.
그래서 흔히 순한 성격의 사람들이 학문계통으로 많이 가는 거다.

만약에 학벌이 없었다면 난 솔직히 사는 의미를 느끼지 못했을 거다.
나 같은 사람은 또 숱한 시정잡배들에게 둘러싸여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끼며 살아야 할 테니까.
학벌은 있어야 한다.

나폴레옹이 황제가 된 게 어린 시절 작은 키 때문에 놀림 받은 기억 때문이라지 않나?

나는 앞으로도 내 학벌로 학벌이 없는 "편견과 졸렬한 아집에 사로잡혀 있는 능력없는 시정잡배들"을 조롱할 거고
"별것도 아닌 사소한 일에 대한 권한으로 약한 사람들을 지배하려는 데서 만족을 느끼며 사는 능력 없는 시정잡배들"을 맘껏 조롱하면서 살 거다.
이게 부도덕하다고 느끼지 않는다. 악을 조롱하는 게 부도덕한 건 아니니까.
혹시 또 모른다. 나중에 학벌이 철폐되어 우리나라가 프랑스처럼 된다고 해도 대학졸업 못하고 빌빌대는 시정잡배들을 마찬가지로 조롱하면서 살 거다. 그러나 학벌 없는 사회란 아주 나중에 왔으면 한다.

어떤 상황이 되든 시정잡배들은 상대못할 족속들이고 갑자기 그들이 선해지는 건 아니니까.

좀 개인적인 얘기일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인 게 사실은 가장 보편적인 법이다.
동감하는 사람도 많이 있을 거다.

-인터넷 '한겨레신문' 토론방, '학력,학벌사회', 6266번.



책을 읽다가 이런 글을 발견했다. 글쎄, 이게 낚시글일까, 아니면 진짜 명문대 생이 쓴 글일까?
뭐, 그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객관적으로 이 글을 분석해 보면 정말 웃음밖에 안 나오는 상황이 된다.
이 글에서 작성자는 세상을 이분법으로 나눈다.
'공부 잘하는(혹은 잘하고자 하는) 선한 사람(일반적으로 순한 사람을 의미한다)'
'공부 못하는 인격 나쁜 시정잡배'

아아. 그렇다면 명문대생이 아니라면 시정잡배인건가?
애초에 작성자가 세상을 나누는 기준은 학벌이다. 아니, 그 이전에 '성적' 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성적 낮은 사람은 악. 성적이 높은 사람은 선.
하지만 과연 세상이 그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눌 수 있을 정도로 간단할까?
그리고 성적이 모든 인격과 성격의 기준이 될 수 있을까?

이 글에서 작성자는 '악은 조롱하는게 부도덕은 아니다' 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주장안에는 '공부를 못하는 사람은 악이다' 라는 개념이 들어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작성자는 그것을 '시정잡배' 라고 표현하고 있지만, 말미에 가서는
'나는 앞으로도 내 학벌로 학벌이 없는 시정잡배들을 조롱하며 살 것이다'
라든가
'대학졸업 못하고 빌빌대는 시정잡배들을 마찬가지로 조롱하면서 살 거다.'
라는 충격적인 발언마저 서슴치 않는다. 게다가 마무리로 깔끔하게
'어떤 상황이 되든 시정잡배들은 상대못할 족속들이고 갑자기 그들이 선해지는 건 아니니까.'
이런 말까지 날려준다.

그렇다면 현행 입시제도에 맞지 않는 사람은 모조리 시정잡배라는 말인데,
문득 이 사람의 학벌이 궁금해진다.
도대체 어느 명문대 출신이길래 이렇게 자신있게 호언장담을 해대는 건지.
여담이지만, 인서울 대학 출신들은 지방대를 깔보는 경향이 있다고들 한다.
(근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그 사람들은 지방대를 자신들의 밑에 깔면서 자신들의 우위를 만끽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위 글의 작성자가 어느정도의 기준을 두고 있는지는 몰라도.
이 작성자보다 더 높은 학벌을 가진 사람이 자신을 '시정잡배' 취급해도 찍 소리 못할게 분명하다.
그렇게 자신이 부르짖었으니까.

과연 우리는 학벌으로 사람을 판단할 수 있을까?
전체적인 사회의 경향이라는 것을 굳이 꺼내서 언급하지는 않겠다.
학벌이 낮으면 악이고, 시정잡배며, 근본적으로 삐뚤어진 사람들이란다.

참 말도 안되는 글이지만, 더 가관인 것은 이 글에 달린 댓글들이었다.

[댓글2]

공감이 갑니다.
저도 성격이 선천적으로 순한 성격이라 어릴 때부터 남을 때리거나 놀리거나 하는 것은 생각조차 안 했습니다. 그러나 그런 성격인 나를 아이들은 바보 같다고 놀리고 때리고 그러더군요....
고등학교 때도 말없이 공부하는 나를 데리고 나가 삥이나 뜯고...
그래서 저는 소위 중고교시절이 그립지가 않습니다.

어쨋든 시간이 흘러 40가까이 되었습니다.
명문대 의대를 졸업하고 교수라는 사회적 지위도 얻었습니다.
지금 고등학교 동창회에 나가보면... 나를 괴롭혔던 그 놈들이 ... 친한 척하면서 비굴하게 굴더군요...

님의 말이 이해가 갑니다.

사실 고등학교 때 공부하지 않은 놈들은 대게 날라리 깡패들 아닙니까? 지들 공부 안 하고... 지금 와서 학벌이 어떻다는 둥.... 기가 찹니다.

저요, 머리 좋지 않습니다. 아이큐 109입니다. 최고는 천재적인 머리를 소유해야지만... 왠만한 학벌은 노력으로 될 수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 공부하지 않은... 그래서 학벌을 못 얻은? 그렇다면 지방대 다니는 사람들은 전부 날라리 깡패라는 소리인가요?

[댓글 6]

님의 지적에 공감합니다.
솔직히 명문대 출신은 상식이 통합니다.
그런데... 제가 군생활하면서 경험한 바로는
구타나 기합이라든지 이상한 문제를 제기하는 꼴통들이 많더군요.
일부 잘 안 알려진 4년제 출신이던데...
그 집단에 속해 있는 사람들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군생활해보면 꼴통들이 대부분 어떤 부류에 있는지는 자명하죠!
명문대생들은 후배 괴롭히기라든지 기합주기...구타... 그런거 안 합니다.
대부분 이상한 대학 출신들이 잘하는 일이지요.
이들이 사회에 나가서 권력이나 이런 걸 잡으면 어떻겠습니까?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이 피해를 보겠죠.
그리고 그런 부류들이 이 사회를 어떻게 만들지도 자명한 사실이죠.
그러니... 열심히 실력을 키우는 수밖에... 우리사회는 참 다행입니다.
지방대학이 없다면 아마 이들 중에 양아치나 조폭이 되 사람 많습니다.

->이 글에서 가장 황당했던 점은,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이' 라는 구절이었다.
이 사람도 마찬가지로 학벌을 통해서 사람들의 '선, 악' 을 구분하는데, 뭐 명문대 출신이 권력을 잡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렇다고 치고 넘어가자. 하지만 명문대 사람들이 과연 '다수' 일까? 그래, 소위 명문대라고 불리우는 사람들, 그런 학교를 졸업하는 사람. SKY와 P공대, K대. 25000명이나 될까? 50년. 125만 정도로 잡자.
4000만. 끽해야 5%도 안되는 인원이다. 물론 말도 안되는 통계겠지만, 이렇게만 봐도 과연 누가 '다수' 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다수의 선량한 시민'은 5%도 안되는 명문대 출신들일까?

[댓글 7]

맞습니다.
맞습니다. 삼류 대학이나 전문대에 들어간 인간들 90%가 입학할 때의 모자라는 본성이 졸업할 때도 여전합니다.
혼자서 자기가 학벌사회의 선량한(?) 피해자라고 착각 속에 살죠.
웃기는 것들. 좋은 지적을 하셨는데요.
일정 부분 공감합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얌전하게 공부 잘해서 좋은 학교 나온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유리한 점을 갖지 못한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런 경우 학벌철폐다 뭐다 해서 그런 사람들이 갖고 있는 유일한 재산을 없애자고 하는 게 좋은 일일지 알 수 없다. 또 하나의 폭력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저도 했던 건데요.

그렇지만 어쨋든 지금은 사회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계신 건 사실이니 학벌을 갖지 못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너그럽게 봐주심이 어떨지... 그들의 분노를 천박한 성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시는 것도 또 하나의 편견이 아닐까요?

여린 성품, 풍부한 내면.... 그에 걸맞는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기대합니다.

->..........2번째 줄... 정말 대박 -_- 굳이 말을 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겠다.


대부분의 글은 학창시절에 공부 못하는 학생들은 조용히 공부하는 선량한 우등생들을 폭행하고 괴롭히는 폭력학생으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과연 그런지 주위를 둘러보면, 전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속칭 날라리나, 폭력학생들이 없다는 것은 거짓말일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공부를 하지 않는다.
그것이 진실이라고 해서, 역이 참이라는 보장은 없다. 대우는 참이겠지만[웃음]
공부를 하지 않으면 날라리나 폭력학생이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자체가
학벌을 가지고 있는 자들의 일종의 '계급나누기'와 '자기합리화'의 이데올로기 아닌가?

게다가 강남의 어느 고등학교에서 심장병을 앓는 급우를 일 년 동안이나 집요하게 괴롭혀 정신이상으로 몰고갔던 폭력학생들 대다수가 그 학급에서 공부 잘하는 우등생이었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과거 독재정권 아래에서 중앙정보부와 안기부에 근무하면서 학생, 노동자, 민중열사들을 고문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국회의원 정 아무개가 과거 명문 고등학교에다 서울법대를 졸업했다는 사실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대부분의 '학벌을 가지는 사람들은' 대다수 학생들이 단지 공부를 못한다는 이유로 야만적인 폭력과 차별에 시달리고 있는지 모른다. 학벌은 세습적이고, 자본을 동반한다. 그렇기에 그들은 그런 상황을 접하지 못할 뿐더러,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한다. 단지 그들은 학벌을 어떻게 하면 잘 세습하고, 어떻게 하면 학벌로 자본을 잘 끌어올지를 생각할 뿐이니까. 물론 예외도 있겠지. 하지만 꽤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이 피할 수 없는 현실이고, 우리는 그런 생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by 테사오TCT | 2006/12/18 21:46 | Thinking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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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Fedaykin at 2006/12/18 22:25
저런 사람 볼때마다 생각나는거.

그럼 자기보다 공부 잘하는 못됀놈 만나면 대체 어떻할라꼬?
그렇게 되면 다시 '공부 좀 잘한다고 저러면 안되지' 라고 운운할텐데 말이여.
Commented by 로젠메르 at 2006/12/19 08:27
우와... 전 지금까지 테사오님이 쓰신 글인 줄 알고.. 왜 이렇게 삐딱해? 라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낚였군요! 반전이예요 반전~; 학벌이라.. 그런 시대는 지나지 않았나 싶네요. 지금은 학벌보단 전문성이 인정받고 재산이 중요한 세상이 되버렸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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